"아줌마라 보면 알아" 입 대기도 전에 '맹물 사과' 환불 요청한 고객

못난이 사과 판매자, 진상 고객 성토
"사과 10개 맹물…무료 회수해가라"

한 자영업자가 '못난이 사과'를 산 후 먹어보지도 않고 환불을 요구한 고객 때문에 힘들다는 글을 올려 화제다.

최근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주문할 때부터 진상은 끝까지 진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오픈마켓에서 사과를 판매하고 있는데, 2만원대 '못난이 사과' 5kg을 주문한 한 고객과 겪은 일을 전했다.

'못난이 사과'는 상품 가치가 떨어져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을 뜻한다. 크기가 작고 색이 고르지 못하거나 작은 상처가 나 있지만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 과거에는 주로 헐값에 기업에 판매해 주스를 만드는 데 쓰여왔지만, 최근 이런 '못난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며 일반 소비자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못난이 사과를 주문한 고객은 배송 전부터 "노파심에 문자 드린다"며 "흠집 있거나 못생겨도 되지만, 맛없는 사과는 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A씨는 해당 제품은 '가장 작고 흠이 있는 사과'라며 '맛에 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배송 완료 후 밤 11시가 넘어 고객은 사진과 함께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고객은 "퇴근하고 사과를 확인했는데 짜증이 밀려들어 사진을 전송한다. 10개는 전혀 맹물, 맛없는 사과다. 전체 반품을 해주든지 10개만 일부 반품해달라"며 "맛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흠집과 못나고 작은 건 전혀 상관없다. 어떻게 이런 걸 팔 수 있냐. 드실 수 있으면 드셔보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애초에 상품 설명에 맛과 색이 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써놨고, 색이 푸르스름해도 익은 정도와는 상관이 없다"며 "반품을 하려면 배송비 3500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답을 본 고객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판매자분이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쉰이 넘었는데, 아줌마라서 딱 보면 안다"며 "상세 페이지의 상품 설명은 보지 않는다, 후기를 보고 샀다"고 따졌다. 고객은 반품 비용은 내지 못하겠다고 항의하며 "무료로 회수해 가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작성한 글에 고객이 보낸 사진을 올리며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눈에 띄는 상처도 없는 미색 사과들"이라며 "먹어보지도 않고 '맹물 사과'라며 환불해달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올라왔지만, 우리 엄마가 다른 데서 저러지 않기를 바라며 화를 삭였다"며 "이런 분들은 제발 마트에서 먹어보고 과일을 사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