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탈당할 경우 '제3지대 빅텐트'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기득권을 청산하기 위해 자신의 불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팬덤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의원은 10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도저히 지금의 양극단 정치로는 안 된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원칙과 상식'은 그간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지도부로부터 호응이 나오지 않자,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자회견 일정을 잡아두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이 의원은 '팬덤 정치'와의 단절, 사당화 문제, 거짓말 정당 등에 대한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지만, 오히려 반대의 답을 받았다고 했다.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강성 지지층 중심의 권리당원 표 가치를 높이도록 한 당헌·당규 개정 등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오히려 팬덤 영향력을 강하게 만들고, 강성 유튜브와 (관계가) 더 강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칙과 상식'이 탈당을 시사하면서 당내에선 일부 의원들이 '중재안' 카드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통합 선대위'를 꾸리는 대신, 탈당을 보류하란 것이다. 이 의원은 "최고위원회를 그대로 유지하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이었다"며 "저희가 요구해왔던 것에 대해 결을 달리하기 때문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 지금 유일한 해법은 통합 비대위뿐"이라고 일축했다.
탈당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지금의 혐오 정치를 극복해야 하는데, 양당만 있고 중간에서 심판할 수 있는 정당이 없다"며 이준석·이낙연·양향자·금태섭 등 제3지대 신당 세력을 언급했다. 이어 "이런 그룹들이 다 쪼개지면 국민에게 대안정당으로서 가능성과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며 "이들 전체를 통합하는 (구심점) 역할을 먼저 해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제3지대 통합을 위해 보수 진영의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열어놨다. 그는 "비전과 가치의 문제가 동일하다면 함께해볼 수 있다"며 "다만,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으로 성장해온 과정을 볼 때 젠더 문제에 대한 갈라치기라든가, 장애인 문제 등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칙과 상식' 탈당 이후 행보에 동참할 현역들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연히 있다"며 "(경선 이전 적격심사에서) 떨어지는 분들도, 현역이 아닌 분들도 일부 합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을 '운동권 특권 세력'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로선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할 계획이라면서도 "(국민에게) 기득권으로 느껴진다고 하면 (지역구 출마도) 충분히 버릴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당을 잘되게 만드는 것에 최우선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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