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압도적 1위, 빈곤율 역시 1위다. 자살률은 건강뿐 아니라 개개인의 경제 상황과도 밀접하고 여기에 고독, 외로움이 더해지면서 노인들은 점점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고 빈곤 문제 등이 심각해지자 자치구가 각자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는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되는 ‘반려 식물 보급사업’을 하고 있다. 노인들이 가정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로 반려 화분을 만들고, 전시회 등을 통해 소통하는 원예치유 프로그램 중 하나다. 원예치유 프로그램에서는 참여자가 식물을 통해 소통하고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나만의 반려 화분 제작’, ‘식물 관리법 교육’ 등을 가르친다. 참여한 노인들이 직접 반려 식물 이름을 짓는 등 식물과 유대감을 쌓고, 함께 참여한 주민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강동구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건 노인들의 우울감과 고독사 문제 해결해보자는 차원에서다. 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나 해법은 제한적이지만 그 범위 내에서 찾은 솔루션인 셈이다. 구는 관내 복지관을 통해 취약계층 어르신 300명을 추천받아 이 사업을 진행했다.
강동구에 따르면 자체 만족도 조사 결과, 참여자의 95% 이상이 사업이 건강 관리, 생활 활력 등에 ‘적합했다’고 했고, 참여자의 우울감 및 불안감 점수도 참여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는 지난해 4월 전국 최초로 시행한 효도밥상 사업을 올해 더 확대하기로 했다. 효도밥상은 만 75세 이상 지역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주 6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인데 현재 500여명의 독거노인이 마포구 내 17개 급식 기관에서 효도밥상을 이용하고 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당뇨·혈압 수치 등 건강이 좋아진 사례는 물론 안부 확인이 가능해져 고독사 등 위험 상황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혼자 생활하던 효도밥상 참여자들은 “갈 곳이 있고 말벗이 있는 게 무엇보다 좋다”라며 “구청에서 식사도 챙겨주고 안부도 물어주니 아들, 딸이 효도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마포구는 더 많은 노인을 참여시키기 위해 올해 망원동 유휴시설을 활용해 1000인분 조리가 가능한 ‘반찬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반찬공장에서 조리한 반찬을 제공할 신규 급식 기관까지 올해 추가로 늘리면 연말에는 현재의 세 배에 달하는 1500명분의 효도밥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마포구의 설명이다.
과거 어린이 놀이터가 많이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어르신 놀이터’가 대세다. 동작구는 사당 만남의 공원에 서울형 어르신 놀이터인 ‘어르신 건강파크’를 조성하고, 지난 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은 노인들의 신체 여건에 맞는 야외 운동기구,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바닥 탄성재 포장 등 시설을 갖췄다. 동작구는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어르신행복콜센터’를 개소했고, 올해는 경로당에 맞춤형 헬스케어 기구를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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