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전방 지역에 배치된 함정의 함포 덮개를 모두 벗겼다. 우리 해군이 2018년 남북 간 ‘9·19 군사합의’로 함포 덮개를 씌운지 6년 만이다. 함포 덮개를 벗기는 것은 적의 도발에 대비한 것으로 그만큼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의미다.
4일 오후 태안 서방 해역에서 열린 해상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을지문덕함(DDH-1, 오른쪽 첫 번째)을 비롯한 함정들이 대함사격을 하고 있다. 동·서·남해에 위치한 1·2·3 함대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날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등 함정 13척과 항공기 4대가 참여해 실사격, 전술기동 등 훈련을 진행했다./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5일 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이후 사실상 9·19 군사합의가 파기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인근 함정의 함포 덮개를 모두 벗겨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은 2018년 9·19 군사합의로 모든 함정의 함포에 덮개를 씌웠다. 9·19 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는 것이 골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안’을 최종 재가했다. 북한이 전날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강행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다. 이에 대항해 북한은 그달 23일 9·19 합의를 파기 선언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군사 장비를 전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연평도에서 불과 5㎞, 7㎞ 거리 떨어진 북한 갈도와 장재도의 해안포 포문도 모두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갈도는 122㎜ 해안포가 배치되어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6년 방문한 곳이다. 장재도에는 76.2㎜와 122㎜ 해안포가 있고, 김 위원장이 4차례 이상 찾을 정도로 북한으로서는 전략적 요충지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 이후 갈도와 장재도의 해안포 포문은 모두 폐쇄했었다.
전방지역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에 나선 지 두 달여 만에 콘크리트 초소를 건설하기도 했다. 콘크리트 초소 건설이 우리 군의 감사자산에 식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크리트 초소 건설은 앞으로 파괴 GP 운용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군이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경의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장면도 우리 군의 감시자산에 의해 포착됐다. 군 당국은 경의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은 앞으로 그 도로를 쓰지 않고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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