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맞이하면 뉴스를 통해 전 세계 혹은 OECD 가입국 중 몇 등이라며 순위를 매기는 보도를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의 약자인 OECD는 회원국 간 경제 성장과 발전을 목적으로 1961년 발족해 현재 경제선진국으로 손꼽히는 38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소속된 협력기구다.
하지만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 정치 등 여러 분야에 영향력을 미치고 다양한 지표로 활용되며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기대수명, 만성질환, 사망률·흡연율, 비만율 등의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여러 통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를 통해서도 OECD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OECD 국가 간 주요 질환별 표준화 사망률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신생물(암), 당뇨병, 허혈성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은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반면 천식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2.1명으로 튀르키예, 아이슬란드 다음인 3위를 차지해 OECD 평균(1.3명)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폐 속 기관지가 좁아져 기침, 천명,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반복해서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꽃가루,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작업환경 등 원인 인자와 대기오염, 기후변화, 상기도 감염, 스트레스, 식품첨가물, 약물 등 악화 인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을 쉴 때 쌕쌕거리거나 휘파람 소리가 나타나는 것을 천명이라고 하는데 심한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이 들을 수 있다.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주로 한번 기침을 시작하면 그칠 줄 모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좁아진 기도로 인해 공기의 흐름이 여의찮아 가슴을 조이는 듯한 느낌이나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며 빨대를 입에 물고 숨 쉬는 것처럼 숨을 쉬기 힘들거나 심한 경우 숨을 쉬지 못해 의식을 잃어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도 있다.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은 들이쉴 때보다 내쉴 때 힘들어한다.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이규민 과장은 “천식은 환자에 따라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날 수도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으며 감기와 비슷하게 왔다가 서서히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는 물론 초기 증상 없이 지내다가 심한 천식 발작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라며 “천식은 복합적이므로 의심 증상이 반복되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호흡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또 “합병증 예방을 위해 고령의 천식 환자의 경우 겨울철 외부활동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실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체온을 올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됐을 때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으며 스카프나 마스크를 착용해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코로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 상담을 통해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시험, 흉부 방사선 촬영, 객담 검사 등을 시행해 천식 진단이 가능하다. 진단 후에는 천식을 일으키는 원인 인자와 악화 인자를 피하는 환경 요법을 비롯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약물 치료 등을 시행한다. 천식을 방치할 경우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산소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증상 조절이 평소에 잘 되더라도 여러 자극에 의해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천식약에 반응이 없는 경우 ▲약 복용 후 4시간 이내 다시 약이 필요해진 경우 ▲검푸른색이 피부에 나타나는 경우 ▲분당 120회 이상 잦은맥박 ▲숨쉬기 힘들며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우 ▲의식소실 등이 있다면 빠르게 의료기관에 내원하도록 한다.
천식 예방을 위해서는 손 위생을 비롯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하며 담배 연기나 화학물질 등 자극적인 냄새나 대기오염,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공기청정기 등을 통해 미세먼지 등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은 봄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며 지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긴 시기로 미세먼지 예보를 자주 확인해 ‘나쁨’ 단계일 때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보통’일 경우에도 컨디션 저하·비염 등 동반 질환이 있다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하고 평소 증상과 최대 호기 유속 등을 측정해 기록해두며 진료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호전돼도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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