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1020 등 저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중·장년층이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층은 '온라인', 4050은 '오프라인'이나 '종합몰'에서 의류와 신발 등 관련 용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는 올해 누적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0% 신장했다. 지난달 기준 누적 리뷰 수도 1억건을 돌파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550만건으로 늘었다. 2021년 7월 플랫폼을 출시한 지 2년 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포스티는 온라인 패션 카테고리에서 중·장년 여성 소비자들이 이용할만한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등장했다. 플랫폼 이름에는 4050세대를 위한 '다음(POST) 패션 서비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들 세대의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패션·뷰티 브랜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대부분 각 브랜드 본사와 직접 계약하며 정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폈다. 골프와 아웃도어를 비롯해 여성 패션, 신발 등 1300개 이상의 입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타깃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도 확충했다. 홈쇼핑에 익숙한 4050 고객이 포스티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고 상품 구매까지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카카오쇼핑라이브, 롯데홈쇼핑 등과 협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 채널과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당일 시청자 수 최대 12만명을 돌파하고, 수억원대 거래액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젊은 층에 비해 모바일 기기 사용이 익숙지 않은 50대 이상 소비자들을 위해 상품의 상세정보와 배송현황을 확인하는 프로세스도 단축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골프와 아웃도어 등 4050 고객들이 많이 찾는 품목을 중심으로 카테고리를 늘리고, 이들 세대 여성 소비자들이 남편의 의류도 함께 구매한다는 점에 착안해 남성용 입점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장년층의 패션 플랫폼 선호도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무신사'에서도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패널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진행된 지난달 기준 무신사 앱 이용자 가운데 40대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96%, 50대 비중은 170.5% 각각 증가했다.
여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무신사의 온라인 편집숍 '29CM'에서도 같은기간 40대 이용자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1%, 50대는 114.7% 각각 늘었다. '내년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이들 패션 플랫폼에서 할인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 비중도 40대(85.5%)와 50대(81%), 60대(84%) 등 중·장년층 모두 80% 이상을 기록해 20대(87%), 30대(87.5%)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과거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했던 4050세대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하는 방식으로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향후 블랙프라이데이 등 주요 프로모션의 마케팅 효과를 높이려면 온라인 쇼핑 업계가 이들 세대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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