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 하루천자]‘건강도시’ 구현이 국가·지자체 ‘의무’ 된 이유

개정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국가·지자체는 건강도시 구현 위해 노력’ 법 명시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인 건강지표
코로나19 유행 지나면서 국민 건강도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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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명 ‘건강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데 아끼지 않아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건강도시’ 조성 의무를 담은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이 지난 22일부터 시행되면서다. 건강도시는 시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도시의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개선하는 도시를 뜻한다.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에는 국가와 지자체는 건강도시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과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지체가 건강도시를 구현할 수 있도록 건강도시지표를 작성·보급해야 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복지부는 건강도시 조성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되는 이유는 지역별 건강 편차가 크게 나서다. 일례로 최소 주 5일간 걸은 사람의 비율을 일컫는 ‘걷기 실천율’은 서울이 64.3%로 전국 평균(47.9%)을 크게 웃돈다. 반면 강원은 40.6%로 가장 낮았다. 현재 흡연율과 고위험 음주율은 세종이 각각 13.2%, 9.3%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반면 강원의 현재 흡연율과 고위험 음주율은 각각 22.3%와 16.9%로 가장 높았다.


이렇게 지자체별로 건강 지표가 천차만별인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역별 건강 인프라 구축 정도 등이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건강지표별로 가장 양호한 지역과 미흡한 지역이 상이한 것으로 확인된 데 따라 각각의 특성에 따른 해소 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이 지나면서 각종 국민 건강 지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질병청의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올해 비만율은 33.7%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음주율(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사람 비율)과 흡연율은 각각 58.0%, 20.3%로 모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다. 최근 1년간 2주 연속 일상생활에 지장 있을 정도로 우울감을 경험한 국민도 7.3%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지자체 일부에선 “어떻게 건강도시를 구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난색을 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지자체가 건강도시를 구현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지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건강지표에는 인프라 구축 여부, 공공·민간 협력과 지역민 참여 보장 여부, 건강도시 사업계획과 평가 체계 여부, 건강도시 관련 정보 체계 여부 등 네 가지가 담길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건강도시를 구현하는 데 예산을 얼마나 투입했는지 조직과 인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이 지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함께 ‘건강도시 지표 활용 가이드라인’을 지자체에 배포하고 설명회, 컨설팅 등을 통해 입법 취지가 현장에서 잘 구현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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