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의 면역결핍증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하려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 공략이 최우선 과제인 가운데 다양한 신약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글로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은 총 8종으로 늘었다.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최초로 FDA 허가를 받은 후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2014년) ▲SK케미칼 ‘앱스틸라’(2016년) ▲SK바이오팜 ‘수노시’·‘엑스코프리’(2019년) ▲한미약품 ‘롤론티스(2022년)’ ▲셀트리온 ‘짐펜트라’(2023년) 등이 앞서 승인을 받았다.
FDA 승인 신약이 높은 평가를 받는 건 미국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상당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다른 국가 진출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3분기 매출 757억원을 달성하며 미국 진출 이후 14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선전에 힘입어 이번 4분기 분기 흑자 전환이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짐펜트라 역시 지난해 2369억원이던 매출이 내년 미국 진출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30년 매출 5조원’을 자신하고 바탕에 짐펜트라 미국 진출이 깔려 있다.
다음 FDA 승인 신약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HLB의 ‘리보세라닙’ 성분 항암제이다. HLB는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이 약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과의 간암 병용요법이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OS)을 22.1개월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간암 표준치료법의 전체 생존 기간(OS)이 12~13개월인 것을 한참 넘어선 것은 물론, 간암 치료제 중 처음으로 mOS 20개월을 넘기면서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리보세라닙은 FDA에 허가 신청을 접수한 상태로 최종 결과는 내년 5월 중 나올 예정이다. 이는 미국의 처방의약품 신청자 비용 부담법(PDUFA)에 따른 것이다. 제약사가 인허가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규제기관도 책임감을 갖고 신속히 인허가를 처리하는 제도다. 신약 심사 접수가 완료되면 6~10개월 정도의 허가 결과 최종 통보 시한이 설정된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도 이르면 내년 중 FDA 승인이 기대된다.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을 인수한 존슨앤드존슨(J&J)에서 자사의 표적 항체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 임상인 ‘마리포사’의 결과를 지난 10월 ESMO에서 발표한 데 이어 연내에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관련 임상시험을 이끌어 온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렉라자가 (경쟁 제품인) 타그리소보다 못하지 않다"며 "J&J에서 내년 1~2분기에 렉라자 단독 요법에 대해서도 FDA 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