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한계 느꼈다"…영입 초선 '불출마 릴레이' 이어지는 민주

불출마 6명 중 4명이 초선…3명은 영입인재
"소중한 자산 못품어","불출마 릴레이 민망"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잇따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청산,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발탁된 초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당에 이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6명 중 6선 박병석·4선 우상호 의원을 제외한 4명이 초선 현역이다.

미래에셋대우 사장 출신인 경제통 홍 의원은 13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미래학 연구자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다"며 "대전환을 경고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내가 정치를 하는 목적이자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고 했다.


같은 날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도 선거법 개혁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반대하며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을 주장해온 이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양당의 선거제 퇴행 논의를 비판하면서 "내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엔 소방공무원 출신 오영환 의원, 지난달엔 교사 출신 강민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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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이탄희·오영환 의원의 공통점은 모두 제21대 총선에서 영입 인재로 발탁된 인물이란 점이다. 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현재 민주당에선 586 등 기득권 의원 청산론, 인적쇄신론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진이 아닌, 전문성을 기반으로 발탁된 영입인재 출신 초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14일 KBS '특집 1라디오 오늘'에서 "참으로 보배 같은 초선 의원들이 먼저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아깝다"며 "어떻게 해서 우리 정치판은 귀하고 좋은 사람이 먼저 배제되고 그러지 않은 사람이 더 버티고 또 들어오려고 하고 있는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셤의 법칙이 여의도를 지금 배회하고 있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깝고 아쉽다"며 "홍 의원은 자타공인 우리 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고 소중한 자산인데 이유를 막론하고 우리 당이 제대로 품지 못했다는 게 보인다. 놓쳐서는 안 될 인재인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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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의원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아주 정확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이 설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제전문가인 홍 의원, 소방전문가인 오 의원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이 힘들어했었다"며 "운동권 순혈주의, 강성 순혈주의 이런 것들이 강해지면서 조금만 반대 입장을 얘기하면 옛날에 해방 이후에 너 빨갱이야라고 찍듯이 수박이라고 찍어버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굉장히 마음 아파했다"고 주장했다.


송갑석 의원은 "선하고 소신 있고 양심적인 초선들의 불출마 릴레이가 나오는 형국"이라며 "여당은 중진 의원이, 우리 당은 초선 의원이 (불출마 선언 중인데) 그것도 참 보기 민망하고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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