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7월 인천에서 옛 연인을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30대 스토킹범에게 살인죄보다 형량이 더 무거운 보복살인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인천지검은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A씨(30·남)의 죄명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최근 법원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A씨의 주요 죄명을 보복살인으로 변경했으나, 보복살인 혐의가 무죄로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예비로 일반 살인죄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 확보한 증거 외에도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한 진술 등을 검토한 뒤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며 "피고인이 범행도구를 구입한 시기와 경위, 피해자가 스토킹을 신고한 시점 등을 고려하면 보복 목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가 A씨를 신고하는 등 수사단서를 제공하고 진술한 것에 대해 보복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피해자 측은 지난 5일 A씨의 죄명을 보복살인으로 변경해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먼저 제출했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송명진 변호사는 "당초 피해자의 스토킹 신고와 A씨 범행 사이에 시간 차가 있어 보복살인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A씨가 흉기를 구매한 시점이나 계속된 스토킹 정황을 종합하면 피해자에 대한 보복의 동기가 유지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A씨에게 보복살인죄가 적용되면 기존 살인죄보다 무거운 형이 내려질 전망이다.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선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이지만, 특가법상 보복살인이 적용되면 최소 징역 10년이 선고된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께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 B씨(37·여)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B씨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A씨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 6월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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