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이 변변치 않았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대학을 나왔다. 그랬던 그가 국내 굴지의 리조트 업체 소노호텔앤리조트에서 연 매출 100억원을 찍었다. 소노호텔앤리조트 임직원 6000여명 가운데 그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한 이는 없다. 최근 그가 ‘1위의 삶’이란 책을 펴냈다. 첫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
소노호텔앤리조트에서 7년 연속 ‘영업왕’을 차지한 정준교 레저컨설턴트(40)는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대 출신도 열심히 하면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책이 초보 영업인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조금이나마 이 길을 먼저 걸었던 성공한 영업인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정 컨설턴트는 영업직에 뛰어든 건 2011년 4월의 일이다. 그는 "한솔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영업사원들에게 급여를 주는 업무를 잠깐 했었다"며 "거기에서 나름 넘버 1·2를 하시는 분들을 보니 돈을 너무 많이 버시길래 ‘나도 영업을 하면 할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친해지다가 소노(당시 대명리조트)로 가면 잘 할 수 있을 거란 권유를 받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발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정 컨설턴트가 첫 달 받은 월급은 60만원이었다. 그 스스로도 당시 월급은 사실상 교통비와 밥값이었다고 회상한다. 정 컨설턴트는 "입사 후 1년 동안은 거의 매일 혼자 야근하면서 회원권 분양 상품 내용을 숙지하고 예약 전산 노하우를 익혔다"며 "소노에 왔을 때 수중에 500만원이 있었는데 그걸로 버티고 버틴 것"이라고 돌아봤다.
정 컨설턴트는 지난해 연봉 7억원을 찍었다. 2016년부터 시작된 1위의 삶도 유지 중이다. 사실상 무급자에서 억대 연봉자로 탈바꿈할 수 있던 비결로 그는 ‘루틴’을 꼽는다. 정 컨설턴트는 하루를 마감하기 전 그날 있었던 모든 통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기록한다고 했다. 그는 "영업을 하다 보니 통화나 문자메시지가 매일매일 많아요. 특히 예약이나 미팅 문의가 많은데 제가 실수할 확률이 높아 다 적어놓는다"며 "이걸 매일 하다 보니 적은 것이 기본적인 루틴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 루틴이 낳은 결과물이 고객 데이터베이스(DB)다. 8년 동안 이렇게 정리한 그의 고객은 현재 4000여명에 달한다.
다른 비결은 꾸준함이다. 정 컨설턴트는 비즈니스 조찬 모임 ‘BNI’를 13년째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년째 이어온 모임이 여럿 된다. 스스로도 앞으로는 하나씩 줄여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정 컨설턴트는 또 매주 레저 업계 동향 등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보내주는 일을 12년째 하고 있다. 그는 "매일, 매주, 매달 게으르지 않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피력했다.
정 컨설턴트는 소노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그는 "소노가 이제는 중견기업이 아닌 대기업이 되어 가고 있다"며 "회장님이 여러 사업을 하셨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잘 하신 건 회사 간판을 바꾼 것"이라고 했다. 소노는 2019년 대명이 바뀐 브랜드명이다. 정 컨설턴트는 "영업을 할 때도 '전 세계에 소노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를 하고 싶어 이름이 바뀐 것'이라고 얘기를 한다"며 "세계로 나아가는 회사를 소개하는 입장으로서 '회사가 브랜딩을 잘 했구나'란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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