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이른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능력이 40대를 넘어가면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력이 높을수록 미디어 리터러시가 높았고,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지방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1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고흥석 군산대 미디어문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의 지역 격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미디어패널의 조사 데이터 가운데 만 19세 이상 응답자 9057명의 답변을 분석한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Media·매체)와 리터러시(Literacy·문자를 쓰고 읽는 능력)를 합친 단어로, 미디어를 이해하고 매체가 전달하는 내용을 분석해 평가하는 능력을 뜻한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고 해독하며,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포함한다.
연구진은 응답자가 접한 정보에 대해 ‘사실인지 아닌지 살펴본다’,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는지 살펴본다’, ‘상업적 의도를 담고 있는지 판단해본다’,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는지 판단해본다’, ‘관련해서 다양한 입장들을 알아보기 위해 추가 정보를 찾아본다’ 등 5개 문항을 1∼5점 척도로 측정하고 그 평균값을 분석에 활용했다.
조사 결과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 역량은 연령별로는 30대가 5점 만점에 3.23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20대(3.21점), 40대(3.10점), 50대(3.00점), 60대(2.68점) 순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이들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났다”며 "고연령층일수록 비판적 이해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성별로는 남성(2.91)이 여성(2.74)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교육 수준에서 학력이 높을수록 비판적 이해 역량이 높았다. 대학원 재학 이상이 3.47, 대졸 이상이 3.18, 고졸 이상이 2.83, 중졸이 2.21, 초졸이 1.83으로 각각 조사됐다.
소득에 따라서는 높을수록 미디어 리터러시 수치도 높았다. 월평균 개인 소득 400만원 이상 집단이 3.27점으로 가장 높았고, 월 100만∼200만원(2.13점)으로 100만원 미만(2.69점)이나 소득이 없는 집단(2.73점)이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07로 가장 높았고 경기(2.94점), 광역·특별자치시(2.90점), 그 외 지역(2.53점) 순으로 조사됐다.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차이 역시 서울경기 이외 지역에서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누구나 뉴스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는 시대가 온 만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청소년 시절부터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훈련을 통해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미디어 리터러시 법안’을 마련, 내년부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학년을 대상으로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