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로 하락하던 조선주들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이 풍부한데다 신조선가(선박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조선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12만5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0월말 10만2100원 대비 22.8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15.84%, HD한국조선해양도 21.26% 오르는 등 대부분의 조선주가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조선주는 상반기는 업황 개선으로 인해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7~8월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주 물량과 선박 건조가격이 정점을 찍고 내려갈 수 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됐다. 올해 11월까지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3809만CGT(1545척)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77만CGT(1811척) 대비 20% 감소한 수치다. 이 중 한국은 963만CGT(191척)를 수주하면서 글로벌 수주 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감소한 것. 이로 인해 3분기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10월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선박 건조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수주 물량 감소는 조선사들의 전략적 선택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선박 건조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11월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전년 동기 대비 14.92(9%) 상승한 176.61이다. 지난 1월 말에는 162.51이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초에 2024년 국내 대형사들의 수주액 감소는 수요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물"이라며 "물론 수년간 수주실적을 이끌어온 LNG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는 역기저효과로 둔화할 수 있지만, 해양구조물 발주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상선 수요감소 우려를 상쇄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올해와 내년까지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조선사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 11조7668억원과 영업이익 1332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0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내년에는 13조8029억원의 매출액과 6661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9조7165억원의 매출액과 46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33%, 99.0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영수 연구원은 "애초에 조선업 사이클이 매우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황 피크아웃 우려는 증명이 불필요한 부분"이라며 "2020년 말부터 회복 추세에 돌입한 조선 업황이 3년 만에 하락 반전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과민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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