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에서 크립토 스프링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4만4000달러선을 웃돌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개인 투자자만 몰린 게 아니라 기관 투자자의 관심도 감지되면서 추세적 상승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5.20% 오른 4만4058달러(약 5785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오전 7시30분께는 4만4400달러를 웃돌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가격이 소폭 하락해 4만3700달러대에서 움직였지만 여전히 일주일 전,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각각 15%, 25% 넘게 올랐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건 여러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우선 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으면서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 등의 대규모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가 해당 ETF를 운용하려면 운용액과 비슷한 수준의 기초자산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매수가 늘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이뿐만 아니다.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반감기도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블록 채굴로 대가로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의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의미한다. 블록 21만개가 생성될 때 해당 시기가 찾아온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특정 날짜로 지정된 것이 아닌 블록 21만개가 생성될 때 찾아오게 된다. 보통 업계에선 4년에 한 번 비트코인 반감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체 채굴량이 2100만개로 고정돼 있으며, 2140년 이후에는 더 이상 채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감기를 맞이하면 블록 채굴을 통한 비트코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 시장에 공급되는 비트코인 수량이 감소할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 4월 반감기가 지나면 블록당 보상은 비트코인 3.125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호재 덕에 비트코인 가격에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보고서에서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 자문사인 벤 링크 파트너스의 설립자 시시 루 맥칼먼은 "반감기와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 등으로 큰 조정이 없다면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는 금리 인하 가능성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구간에서 소폭 가격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자산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부분"이라면서 "소폭 조정이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과거 상승기와는 달라진 점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기관의 자금이 유입되고 가상자산을 자산의 일종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확장될 수 있다는 장밋빛 기대도 나온다. 다만 국내의 경우 현재까진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불가한 상황이다. 정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커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상당히 큰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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