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돌봄 등 여성이 생산한 가사노동 서비스 가치가 남성이 생산한 가사노동 서비스의 가치보다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개발원이 발표한 ‘국민시간이전계정 심층분석’ 주요 분석내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가사노동 서비스의 가치는 490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5.5%에 상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활시간조사를 기초로 산출한 것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생산한 가사노동 서비스의 가치는 356조원으로 남성이 생산한 134조9000억원보다 2.6배 많았다.
연령계층별로는 노동연령층(15~64세)이 410조원(83.5%), 노년층(65세 이상)이 80조9000억원(16.5%)을 분담했다.
남성과 노년층의 가사노동 서비스 생산 비중은 1999년 각각 20.1%, 8.4%에서 2019년 27.5%, 16.5%로 꾸준히 상승했다. 남성의 가사노동 서비스 가치는 1999년 28조9000억원에서 2009년 63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2019년에는 134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가사노동 서비스는 돌봄이 필요한 유년기에 집중적으로 소비됐다. 2019년 기준 유년층(0~14세)은 돌봄(105조7000억원)을 중심으로 131조6000억원의 가사노동 서비스를 소비했다. 노동연령층과 노년층은 가정관리(각각 259조2000억원, 72조7000억원)를 중심으로 각각 281조9000억원, 77조4000억원을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1인당 가사노동 소비는 돌봄이 많이 필요한 0세에 3638만 원으로 가장 많고, 20세에 39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가사노동 서비스의 소비와 생산의 차이로 인한 가사노동 서비스의 이전을 가구내(함께 사는 가족)와 가구간(함께 살지 않는 가족)으로 구분해 보면, 가구내에서는 노동연령층과 유년층 간 서비스가 이전됐다. 가구간에서는 조부모연령(55~75세)에서 손자녀 연령(0~15세)으로 서비스 이전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개발원은 이번 심층분석의 본 연구 결과를 오는 22일 발간되는 ‘KOSTAT 통계플러스 2023년 겨울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송준혁 통계개발원장은 “가사노동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구조와 흐름을 성별, 연령별, 가구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국민시간이전계정이 보육 및 가족돌봄 등 다양한 정부정책 수립과 학술연구의 기초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에 따르면, 청년 절반 가까이가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육아 부담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 부담이 여성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인식은 남자(44.3%)와 여자(48.5%) 모두 비슷했다. 다만 불평등한 근로 여건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인식은 여성이 19.1%인 반면, 남성이 8.8%로 인식 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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