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가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인구 감소, 대통령실 용산 이전 등으로 정치적 상징성이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여야 중진들이 앞다퉈 출마 선언을 하면서 벌써 유력 주자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험지 출마 선언으로 주목받았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 의원은 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 선거 정말 대책 없다"며 "종로가 정치 1번지니까 1번 검토 대상으로 봤다. '누가 대안이 있느냐, 마땅한 대안이 없네, 그럼 나라도 나가야지, 나라도 종로를 구해야지' 이런 문제의식에서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당에서는 종로가 험지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지난 총선에서 20%가량 진 곳"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집안싸움"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종로가 현재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라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후보가 내리 3번 당선된 곳이지만,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지난해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최 의원이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은 정치 쇄신 차원에서 종로를 비롯한 경기 안성, 청주 상당에 무공천 했다.
최 의원 역시 "지금 상황에서 저 이상으로 종로를 지킬 수 있을 만한 분은 없다"며 지역구 사수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여기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스타 장관들의 종로 출마설도 나온다. 다만 원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이미 시사한 바 있다.
신당 창당을 꾀하는 이준석 전 대표도 "만약 신당이 추진된다면 이미 종로에 나서고 싶어 하는 인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종로의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무게감 있는 인사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의 종로 출마 가능성을 점친다.
야권서도 종로 탈환을 위한 움직임이 나온다. 잠재적 출마 후보군으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이자 종로 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과 5선 중진인 이종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서울 출마 의사를 밝힌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종로 출마설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하고도 의논이 필요한 문제여서 현재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서울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은 압도적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는 분위기에서 치러질 거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제18대 국회까지 지역구 의원으로 있었던 곳은 모교인 한양대가 있는 성동구을 지역구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