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형호가 광주신세계 에 터미널 복합개발 성공 경험을 주입한다.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가칭)'로 탈바꿈하는 데 기존 이마트 부지 대신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면 수정, 광주신세계를 센트럴시티터미널과 파미에스테이션·가든 등과 시너지를 내는 신세계 강남점과 같은 '복합형 랜드마크'로 변화시킨다는 구상이다.
2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전날 광주신세계가 광주시, 금호고속과 '새로운 랜드마크 백화점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된 데는 지난 9월 인사로 신세계센트럴시티에 이어 신세계백화점까지 동시에 방향키를 잡은 박주형 대표의 자신감이 작용했다. MOU의 골자인 '신세계백화점 확장 부지를 이마트 부지에서 유·스퀘어 문화관으로 이전 추진한다'는 내용을 넣게 된 데에 박 대표의 센트럴시티 복합 개발 성공 경험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 백화점과 이마트 등에서 경영기획·지원·관리 등을 두루 경험했다. 특히 2016년 말부터 7년간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이어오면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대와 파미에스테이션, 신세계 강남점을 잇는 복합 공간이 개발되는 과정, 이들이 내는 시너지를 경험한 박 대표는 광주신세계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의 연계 개발과 시너지 확보에 자신감을 갖고 이같은 최종 결론을 냈다는 평가다.
이번 MOU를 통해 광주신세계는 광주시,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소유한 금호고속과 함께 터미널 일대를 광주시 대표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조성하면서 지역 인력 우선 채용 등 다양한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MOU 직후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는 "144만 광주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지역 최대·최고 수준의 시민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광주신세계 개발 계획이 마련될 당시 선순위로 고려하던 부지는 이마트 부지가 아닌 유스퀘어 부지였다. 연간 480만명에 달하는 터미널 이용객 등 유동 인구가 많아 이 부지가 상업시설로서 더 좋은 입지로 평가됐다. 다만 당시엔 부지 소유주인 금호고속과 희망 금액 편차를 줄이지 못한 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업계에선 최근 광주신세계와 금호고속 간 가격 협상이 양방향에서 전향적으로 움직이면서 여지가 마련됐다고 봤다. 광주신세계는 해당 부지 매입을 포함, 추가 임차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이마트 부지 개발 구상 당시엔 땅값을 제외하고 건물과 인테리어 등에 드는 투자비를 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 바 있다. 개발 계획 수정 후 비용은 부지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엔 또 유스퀘어 부지가 터미널 복합개발을 구상하는 광주시 도시계획에 포함돼 개발 규모나 방식에 제약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현재도 여전히 여객시설과 고객 대기 시설, 매표소 등 부대시설을 고려해 개발해야 하나,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대를 개발하면서 경험한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MD 전략 강화, 브랜드 입점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 등을 바탕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포부다. 이마트 부지를 활용하면 사업계획에 이마트와 백화점 사이 공공도로를 넣게 되는데, 새로운 개발 계획안은 도로가 포함되지 않고 차량 진·출입도 보다 원활할 것으로 보여 교통영향평가 등 인허가 부분에서도, 지역주민과의 상생 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터미널 복합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광주신세계는 2028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래형 백화점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개발 부지를 변경하면서 연면적의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영업면적은 기존 계획과 유사한 약 10만㎡(약 3만3000만평) 수준을 유지한단 방침이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준하는 크기다.
백화점에서 쇼핑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 콘텐츠를 소비하며 여가를 보내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 문화·예술과 최첨단 과학, 쇼핑 콘텐츠를 결합해 광주와 호남 지역 시민 생활을 업그레이드한다는 포부다. 매장 곳곳에 예술 작품을 선보일 갤러리를 미술관급으로 선보이고, 체험형 아트프로젝트와 층별 아트스테이지 등으로 차별화한다. 오픈형 대형 서점도 조성해 복합 예술·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밖에 옥상공원에 루프톱 레스토랑, 펫파크 등을 도입하고 초대형 자연 채광 보이드, 실내 폭포 등으로 자연 속 공원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광주·호남 지역 최초로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입점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 측은 "현재 광주신세계 530여개의 브랜드를 2배가량 확대한 1000여개 브랜드 유치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전체 임직원에 이메일을 보내 "신세계 DNA가 집약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동산 개발과 리테일 복합화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신세계가 내년 주력할 사업에도 녹아 있다.
신세계는 내년 주요 점포 및 카테고리 리뉴얼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식품관 확장 리뉴얼 공사를 진행 중인 강남점은 내년 상반기 국내 최대 규모인 1만9385㎡(약 6000평) 대규모 식품관을 공개한다. 남성 럭셔리 장르도 대폭 강화한다. 최근까지 전 장르 리뉴얼로 큰 고객 호응을 얻고 있는 경기점 역시 남성층을 새롭게 단장한다. 내년 엔터, 플랫폼, 캐릭터, 브랜드 등과의 전방위 협업을 통해 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도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에서의 '특별한 공간 제공' 역시 확대한다. 그간 '신백서재', '지니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은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온라인 '선물하기' 키우기에도 주력한다. 지난해 선물하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은 스몰럭셔리 선물 수요를 선점하면서 브랜드와 품목 확대, 차별화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용자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