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공천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인재영입과 공천 규칙 개정 등 당내 현안부터 선거법 개정까지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한만큼 여야 당대표의 리더십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여야 대표의 '현실'은 중도층과 무당층 확대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8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 24일 공개한 여론조사(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 대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여야 당대표에 대한 평가는 김 대표가 26%, 이 대표는 31%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로서 잘하고 있냐"는 질문에 잘못한다는 응답이 61%에 달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로 좁혀도 잘한다는 응답이 46%에 그쳤다. 이 대표도 비슷하다. 이 대표가 당대표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은 60%였다. 그나마 민주당 지지층 60%는 이 대표가 직무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양당 대표에 대한 긍정평가는 당 지지율에도 못 미친다. 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은 33%, 민주당은 3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나 정치 성향을 중도층으로 밝힌 이들의 경우 여야 양당 대표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였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27%를 차지하는 무당층의 경우 18%만이 김 대표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52%는 잘못한다고 답했다. 응답을 거절한 비율도 25%로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31%를 차지하는 중도층에서도 응답자의 18%만이 김 대표가 당대표를 잘하고 있다고 했으며, 67%는 잘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경우에도 무당층 20%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61%는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중도층 응답자의 29% 정도는 잘하고 있다(잘못하고 있다 60%)고 답했다.
무당층이나 중도층 표심은 내년 총선 승패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만큼 현재 여야 지도부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대표 모두 여론에 잘 호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경우 이 조사에서 잘한다는 비율이 42%로 나왔다. 양당 대표 모두 여론을 보며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무당층과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당의 얼굴인 당대표를 보완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이 양당 대표의 리더십 위기의 시험대가 될수 있다고 짚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했기 이 대표에 반대하는 사람이 공천받기는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향후 공천관리위원회가 친명은 공천, 비명은 낙천 이런 식이 되면 당을 쪼개자는 얘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천 결과에 따라 중도층과 무당층의 마음을 열 수도, 더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