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더미서 나온 종이가 13억짜리…'종의 기원' 초고 공개

다윈의 자필 초고 59장 온라인 공개
오늘날 한 장당 거의 100만달러 달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서적 중 하나로 꼽히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자필 초고가 온라인에 공개돼 화제다.


싱가포르국립대(NUS)는 25일 이 대학 다윈 학자인 생물학과 존 반 와이어 교수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자필 원고, 그리고 이전 목록에는 없던 7장과 최근 재발견된 3장 등 총 59장의 ‘종의 기원’ 자필 초고를 온라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초고는 총 1만1700단어 분량으로 ‘종의 기원’ 전체 원고의 7.7%에 해당한다. 또 NUS는 “이 초고에는 출판되지 않은 문장이 다수 포함돼 있어 ‘종의 기원’을 집필할 당시 다윈의 사고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윈의 필체는 알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모든 초고를 필사하고 편집해 출판된 책에서 초고 내용이 나타나는 위치를 표시함으로써, 다윈이 원래 많은 주장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수정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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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S에 따르면 ‘종의 기원’ 초고는 오늘날 한 장당 거의 100만달러(약 13억600만원)에 달한다. 2018년 경매에서 마지막으로 낙찰된 초고의 가격은 49만파운드(약 8억683만원)에 이른다. 과학 역사상 가장 귀중하고 가치 있는 종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들 초고에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려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종의 기원’은 1859년 11월 24일 처음 발간됐지만, 자필 초고는 거의 모든 페이지가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윈은 책 출판 이후 수백 페이지의 초고를 버렸고, 일부는 그의 자녀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 썼다. 아들이 원고를 반으로 찢어서 뒷면에 수학 문제를 풀기도 했다.


그러나 다윈의 생애 말기에 진화론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종의 기원’ 초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일부 초고가 폐지와 함께 낡은 노트 더미에서 발견됐다.


다윈이 사망한 후 자녀들은 수십 년에 걸쳐 자필 초고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이들 원고는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거나 일부는 영원히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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