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를 창업해 한때 손꼽히는 대부호 자리에 올랐던 마윈 창업자가 기업 지분도 마음대로 매각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최근 알리바바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22일(현지시간) 알리바바 주가가 급락을 거듭하자, 마윈이 지분 축소 계획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제인 장 알리바바 최고인사책임자(CP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내부 서신에서 "마윈은 알리바바 주식을 단 한 주도 매각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마윈의 주식 매각 계획 중단은 알리바바 주가 급락에 따른 것이다. 알리바바는 미국 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상장한 법인이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 16일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사업 부문 분사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로 인해 고성능 컴퓨터 칩을 수급하는 데 차질을 빚은 탓이다.
알리바바는 애초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AWS(아마존웹서비스)'처럼 클라우드 사업을 분사,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핵심적인 고급 반도체 수급이 점점 더 힘들어지면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발표에 대해 시장은 악재로 판단했고, 실적 발표 당일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9%가량 폭락했다. 결국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지분 매각 계획도 일시 중단됐다. 당초 마윈은 매각 추산가 8억7000만달러(약 1조1303억원)로 상정했으나, 현재 주가로는 7억8940만달러(약 1조259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윈은 중국 최초,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를 1999년 설립했다. 이후 알리바바로 중국 인터넷 사업의 혁신을 이끌면서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도 얻었다.
마윈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2020년 그가 중국 금융당국의 '후진성'을 작심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공산당의 견제를 받으면서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 그룹을 분리 상장한다는 계획도 무산됐고, 알리바바는 3조원대 반독점 벌금도 물어야 했다.
결국 마윈은 사실상 알리바바에 대한 경영권을 잃고, 지난 2년여에 걸쳐 잠적하는 '자숙' 생활을 이어갔다. 다만 올해 초 자선 재단 행사를 시작으로 점차 대외 활동을 넓혀가며 경영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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