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001은 최초로 동물실험을 진행한 미토파지 활성물질입니다. 치매 치료제로서 단순히 인지기능 저하를 멈추는 게 아니라 인지기능 회복을 동물 모델에서 확인했습니다."
22일 아시아경제와 만난 유은희 알트메디칼 대표는 새로운 치매 치료의 열쇠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몸 속에 몇경(조의 1만배)개씩 가진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꼽았다. 세포 내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의 발전소'로 불리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유 대표는 "미토콘드리아 자체가 다양한 기능을 한다"며 "호흡, 세포 사멸, 면역, 아데노신 삼인산(ATP) 에너지 전환 등에 모두 기여한다"고 미토콘드리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반대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가포식(오토파지) 작용 중 하나인 '미토파지(mitophagy)'가 제대로 일어나지 못한면 세포의 기능이 저해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인슐린 저항성 등 50개 이상의 질환이 미토콘드리아 이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미토파지를 통한 치매 치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오래전부터 나왔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관련된 아밀로이드베타(Aβ), 타우(Tau) 등의 물질이 뇌 속에 축적되고, 다시 이들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해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BI) 등 다국적 제약사를 거치며 30년간 제약산업에 종사해온 유 대표는 이 같은 미토파지를 만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노령화 속에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 가운데 "100세까지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치매 등으로 인해 본인뿐만 아니라 경제적 비용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자연스레 대학 동기로 교류를 이어 온 윤진호 동아대 의대 교수가 떠오른 것이다. 윤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미토콘드리아 연구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여기에 유기합성 기반 신약 개발 전문가인 조종현 교수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알트메디칼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토파지를 활용한 치료제는 개발된 사례가 없다. 다양한 미토파지 활성물질이 발굴됐지만 세포실험에서조차 강한 독성으로 세포가 죽어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반면 알트메디칼이 개발한 ATL001은 아직 유의미한 독성이 확인된 바 없다. 유 대표는 "ATL001은 다른 오토파지는 건드리지 않고 미토파지에만 관여하고, 독성도 미약한 수준"이라며 "미토파지를 통해 동물실험을 진행해 효력을 확인한 건 알트메디칼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현재 개발된 치료제들이 인지기능 악화를 늦추는 수준인 데 비해 ATL001은 '인지기능 회복'까지 나아간 근원적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유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쥐 모델에서 치매에 걸린 쥐에 ATL001을 주입했더니 단순한 인지기능 저하를 멈추는 걸 넘어 인지기능 회복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동물실험에서 쥐의 인지기능이 80% 이상 개선된 효과가 나타났다. 기존의 치매 치료 기전인 Aβ-타우-신경염증을 일컫는 'ATN'을 벗어나 새로운 미토파지 치료제의 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유 대표는 회사명에 대해서도 "'대체 치료제(Alternative Medical)'를 줄인 것"이라며 "ATN을 벗어나 새로운 대체 치료제로 미토파지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ATL001은 내년 중 정식으로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에 맞는 비임상을 재차 진행하고 2026년께에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알트메디칼은 이외에도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인 'ALT002', 항암제의 주요 부작용 중 하나인 항암제 유도성 말초신경병증(CIPN) 치료제인 'ALT003' 등 미토파지를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우주 공간에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등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관련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대한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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