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합동 순찰을 재개했다.
21일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양국 군이 남중국해에서 해상 및 공중 순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합동 순찰이 3일간 실시될 예정이라며 "양국 군이 상호운용성을 강화한다는 약속을 지키는 증거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동 순찰을 통해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군에 따르면 양국의 합동 순찰은 대만과 약 100㎞ 거리인 필리핀 최북단 바타네스주 마부리스섬에서 시작됐다. 필리핀은 이번 순찰에 해군 함정 3척, FA-50 전투기 2대, A-29B 슈퍼 투카노 경공격기 등을 투입했다. 미국은 연안전투함(LCS)과 해상초계기 P-8A 등을 순찰에 파견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둘러싸고 충돌해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지난 2016년 이 같은 중국의 주장을 기각했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계속 고집하면서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은 70년 넘게 동맹을 유지해온 사이로, 그간 남중국해 내에서 합동 순찰을 벌여왔다. 그러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친중 행보를 보이면서 2016년 양국의 합동 순찰은 중단됐다. 후임자인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에 다시 힘쓰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전날 하와이를 찾아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미국 및 주변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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