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올해 4분기 미국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채권 금리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긴축 기조가 내년 2분기 중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 역시 미국채와 연동 흐름이 강한데다 내부적으로 상승 압력 요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6일 "현재 미국과 국내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5~7월 사이 정도가 유력해지면서, 내년 상반기 중 올해 상반기 탐색했던 금리영역으로 다시 회귀할 공산이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간 금리급락으로 가격메리트가 줄었음에도 현시점부터 '이자수익 지키기'라는 관점에서도 채권매수세를 유지할 필요있다"고 분석했다.
10월 말 5%에 육박했던 미국채 10년 금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환점으로 현재 4.4%대 수준까지 낮아졌다. 앞서 미국 장기금리가 5%대 진입함에 따라 부동산과 저신용 채권시장에 미칠 수 있는 우려와 실제 다수 경제지표 부진(ISM, 고용, 물가, 소비)이 확인되면서 금리하락 압력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예상치를 하회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채권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윤 연구원은 "에너지(가솔린) 가격 안정이 가장 크게 기여했으나, 이면에 주거비가 근원물가를 예상치보다 낮은 0.2%로 낮추는 데 역할을 했다"며 "4분기는 기저효과로 근원물가 하락이 주춤한 구간이나, 월세(rent) 하락을 기반으로 근원물가 안정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은 11월 FOMC 의사록(22일)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장기금리 상승은 우리가 의도한 부분이 아니다'라는 내용에 대한 위원들 간에 어떤 논의가 있었을지가 관심"이라며 "최근 장기금리 반락이 자칫 금융완화로 해석될 것을 경계하는 심리도 확인되지만, 시장은 내년 5월부터 금리를 낮춰줄 수 있지 않을까를 반영 중이다"라고 진단했다.
국고채 금리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4%대로 반락하자 연동해서 하락했다. 핵심은 오를 때는 절반만 오르고 하락은 같은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윤 연구원은 "경기와 통화정책, 수급까지 미국 대비 금리상승 요인이 적었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금리가 다시 연초금리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한은의 매파적 스탠스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장기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락한데다 에너지와 농산물, 공공요금 부담으로 물가 전망이 8월보다 높게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최근 인기가 없었던 우량채권 중심 장기공사채와 단기은행채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빨라졌다"며 "다만 PF 관련 이벤트 발생 가능성으로 비우량등급의 차별화가 진행되는 점은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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