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정식 출시되자마자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이용자도 늘고 있다. 그동안 불가능했던 아이폰 통화녹음이 에이닷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아이폰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16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에이닷의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사용해봤다. 먼저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에이닷 애플리케이션(앱)을 새로 다운받거나 기존의 앱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래야 앱 내에 통화녹음을 이용할 수 있는 ‘에이닷 전화’ 탭이 추가된다.
업데이트를 끝내고 ‘에이닷 전화’를 실행하자 가장 먼저 에이닷 전화서비스 약관 동의를 요구하는 팝업이 떴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한 사용자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단 내용이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위배하지 않기 위한 SKT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상 지금까지 아이폰 사용자가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 통화녹음을 불법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에이닷 전화는 기본 아이폰 전화 앱이 아닌 SKT의 통신 네트워크를 사용한 ‘HD 보이스’ 기술을 활용한다. HD 보이스는 LTE 인터넷 망 위에서 이뤄지는 음성 통화를 뜻한다. SKT의 통신 네트워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애플의 정책도 피해 갈 수 있었다.
네임카드 설정까지 끝내면 가입절차는 마무리된다. 네임카드는 에이닷 전화에서 사용하는 프로필로, 내 연락처를 저장한 사람만 볼 수 있다.
에이닷 전화의 사용자환경(UI)을 처음 접했을 땐 굉장히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T전화’ 앱이 떠올랐다. T전화 역시 SKT에서 만든 앱으로 통화녹음, 스팸 차단기능 등이 포함돼 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통화녹음이 가능하지만 아이폰에서는 불가능하다.
에이닷 전화를 이용해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통화 음질은 일반 전화와 거의 똑같았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 통화를 끝내니, 얼마 뒤 녹음 파일이 생성됐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통화 내용이 흘러나왔다.
STT(Speech to Text) 기술을 활용한 채팅 형태의 텍스트도 함께 제공됐다. 변환된 통화 내용 중 특정 키워드를 검색할 수 있고, 특정 말풍선을 탭해 해당 구간의 음성만 따로 들어볼 수 있다. 이 기능은 네이버의 녹음 앱인 ‘클로바노트’를 연상케했다.
AI를 활용한 통화요약 서비스도 퀄리티가 꽤나 좋았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핵심을 얼마나 잡아낼 수 있겠나 싶었지만 점심 메뉴, 약속 장소 등 대화의 핵심 내용 등을 캐치해 요약본에 담아냈다. 또 전체 주제 한줄 요약, 문단별 상세 요약, 통화별 대표 태그 기능으로 다시 보고자 하는 내용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앱 내 여러 기능을 살펴보던 중 문득 통화 내용이 클라우드나 서버에 저장돼 해킹을 당하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들었다. SKT 측에 문의하니 통화녹음은 앱 데이터 형태로 이용자의 단말에 저장되기 때문에 그러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녹음 파일은 생성 후 1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며, 앱 삭제, 탈퇴, 약관 철회, 통화요약 삭제 시에도 함께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즉 SKT 서버에는 이용자의 목소리가 저장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점을 꼽으라면 아직 애플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에이닷 전화 사용이 힘들다는 점이다. 애플워치에서 에이닷 전화 알림을 받을 수는 있지만 수신은 되지 않는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연동해서 쓰는 이용자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수 밖에 없다.
해외 로밍 서비스도 지원되지 않는다. SKT 측은 "서비스를 제공할 때 기반이 되는 데이터가 한국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아직은 해외 관련 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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