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경영자로 꼽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권혁빈 창업자 겸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지스타 2023'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엔씨와 스마일게이트가 이번 지스타에서 선보인 차기작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택진 대표는 16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에 참석했다. 김 대표의 지스타 방문은 8년 만이다. 엔씨 로고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현장에 나타난 김 대표는 "어젯밤 늦게, 오늘 새벽 일찍 나와 빠진 것은 없는지 살피며 최선을 다해 마련했다"라며 "지금도 부족한 것 없을까 걱정하며 플레이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소회를 밝혔다.
엔씨는 최근 콘솔 플랫폼 기반의 게임은 물론 주력해오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이외의 장르 신작 개발에 나섰다. ‘엔씨=리니지’라는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새로운 신작을 통해 앞으로 어떤 비전을 보여줄 것인지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게임 분야가 많이 발전하며 엔씨가 역을 할 수 있는 장르를 찾고자 노력했다"라며 "LLL 같은 경우 콘솔 시장에서 슈팅 장르로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BSS, 배틀크러쉬 같은 경우는 캐주얼 장르로 고객을 만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참가사 중 가장 많은 신작 게임 7개를 공개한다. 새로 선보이는 게임은 ▲슈팅 게임 ‘LLL’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 크러쉬’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실시간 전쟁 전략(RTS) 게임 ‘프로젝트 G’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게임 ‘프로젝트 M’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등이다. 모두 다른 장르의 게임으로, TL은 엔씨의 첫 콘솔 기반 게임이다.
김 대표는 자사 게임의 주력 이용층을 ‘린저씨’(리니지 하는 아저씨)에서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새로운 세대들이 나오면서, 게임을 즐기는 고객층도 새로운 세대가 나온다"며 "서브컬처 등 장르적인 면에서도 소외된 장르가 메인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렌드가 바뀌며 고객도 바뀌고, 게임 개발도 거기에 얼마나 잘 맞춰가고 새로운 문화 선도할 것인지 노력하고 있다"며 "지스타 자리는 (우리의 신작이) 플레이어에 얼마나 잘 맞아가는지 볼 수 있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엔씨는 앞으로도 콘솔 플랫폼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올해 선보이는 자리에서 (콘솔 플랫폼 기반의) 두 작품 선보이지만 내년, 그 후년이 더 기다려진다"라며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것 중에 보여주고 싶은게 더 있다"고 강조했다.
권 CVO는 이날 오후 3시께 지스타 현장을 방문했다. 예고에 없던 방문이었다. 그는 가장 기대되는 게임에 자사가 선보인 차기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꼽았다.
권 CVO가 지스타 BTC 부스를 찾은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2019년은 스마일게이트 RPG의 PC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해이기도 하다.
권 CVO는 4년 만에 지스타 현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응원하러 왔다"고 답했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정식 출시 일정이나 매출 목표 등에 대한 질문에는 "지원길 스마일게이트 RPG 대표가 답하는 게 맞을 것 같다"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위메이드, 넷마블,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부스를 차례로 방문하며 약 1시간 가까이 직접 게임을 시연했다. 권 CVO는 '게임에 진심'인 것으로 유명한데, 게임 시연 중 담당자에게 게임과 관련해 여러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부스를 돌아본 권 CVO는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가장 기대된다"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김 대표와 권 CVO의 방문의 의미는 남다르다. 엔씨는 콘솔 플랫폼의 게임 신작을 선보이며 변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3분기 엔씨의 실적은 크게 후퇴했다. 김 대표가 직접 현장을 찾아 부스를 점검한 것엔 신작 성공의 절실함이 담겨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작 '로스트아크'를 이을 후속작이 절실한 시점이다. '로스트아크'가 크게 흥행했지만 이를 이을 대표작이 없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혀왔다. 또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후속작인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성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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