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 “속세를 벗어난 참선의 여정 길”…보은 속리산둘레산길

[편집자주] 산림청은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해 ‘걷기 좋은 명품숲길’ 50곳을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숲길은 하루 정도의 산행이 가능하고, 접근성이 좋아 국민이 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산림청에서 제공한 명품숲길을 매주 금요일마다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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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만보 코스는 ‘보은 속리산둘레길’이다. 속리산둘레길은 충북 보은군·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상주시를 연결하는 속리산 권역 200㎞ 구간 숲길의 일부로, 보은군이 2016년 개장했다.


속리산은 ‘속세를 떠난 산’이라는 의미를 이름에 담고 있다. 같은 의미에서 혹자는 속리산둘레길을 걷는 것이 ‘나를 비우고, 자아를 찾아 나서는 참선의 여정’이라 말하기도 한다.

속리산둘레길의 총연장은 64㎞며, 5개 구간으로 구분된다. 구간별로는 저마다 다른 역사·문화적 가치가 깃들어 여정을 떠나는 발걸음에 의미를 더할 수 있게 한다.


산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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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구간 ‘구병산 옛길(난이도 下)’=첫 구간은 보은군 마로면 임곡리 마을회관과 장안면 대추 홍보관을 잇는 숲길로, 총연장은 14.2㎞다. 이동시간은 5시간 30분 안팎으로 예상된다. 임곡마을의 말목재를 넘으면, 충북 알프스라 불리는 구병산의 아홉 봉우리를 만날 수 있다. 병풍처럼 주변을 에워싼 아홉 봉우리는 흡사 한 폭의 풍경화처럼 절경을 이룬다.


◆2구간 ‘말티재 넘는 길(난이도 中)’=이 길은 장안면 둘레길 안내소에서 출발해 속리산면 상판교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총연장 13.5㎞에 걷는 시간은 4시간 30분 안팎이다. 장안마을은 인내천사상이 싹튼 동학운동의 중심지로 알려졌다. 또 장재저수지를 거쳐 열두 굽이 말티재 정상에 오르면, 속리산의 빼어난 경관을 두루 내다볼 수 있는 것이 묘미로 꼽힌다.

◆3구간 ‘달천 들녘길(난이도 下)=상판안내센터에서 시작되는 이 구간은 대원리 마을회관을 잇는 18.2㎞ 숲길로 이어진다. 이동시간은 6시간 30분 안팎이다. 이곳에선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된 삼파수가 속리천을 따라 유유자적 흘러 남한강 원류에 합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속리천 들녘길은 속리산에서 구병산까지 이어지는 ’충북 알프스‘의 기점지로, 숲길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4구간 ‘금단산 신선길(난이도 下)’=대원리 마을회관과 월송정교(괴산군 신월리)를 잇는 이 구간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탄생 설화의 근원지로, 다양한 나무와 걷기에 편한 흙길로 조성됐다. 탐방객 사이에서 이 길은 옛 선조의 발자취를 따라 과거 자신을 돌아보며, 자아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여유로움의 길로도 통한다. 이 구간 총연장은 8.9㎞며, 이동시간은 3시간 안팎이다.


◆5구간 ‘말티재 꼬부랑길(난이도 下)’=속리산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인 이 길은 말티재 정상에서 출발해 산허리(해발 430m)를 한 바퀴 돌아본 후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순환형 길이다. 이 길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을 훼손한 인공시설물 없이, 천연림이 보존돼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는 데 있다. 꼬부랑길 능선에선 속리산 법주사와 주변 풍경을 원경으로 내다볼 수도 있다.


속리산둘레길 탐방객들이 줄지어 산행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속리산둘레길 탐방객들이 줄지어 산행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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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둘레길은 현재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가 위탁·운영하는 중으로, 이곳을 다녀가는 탐방객 수는 연평균 1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마다 2월~11월 속리산둘레길에서는 토요 정기 이어걷기, 산행문화 개선 캠페인, 숲길에서의 인문학, 자연 체험활동, 숲길에서의 별빛 여행, 다문화가족 걷기 대회 등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특히 속리산둘레길은 이달 산림청이 지정하는 국가숲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가숲길은 산림의 생태적 가치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체계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한 숲길을 찾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정한다.


산림청은 속리산둘레길에 다수 옛길과 문화재가 있어 상징성이 크고, 충북과 경북 등 지역 간 연결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국가숲길 지정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속리산둘레길은 표준화된 품질관리 체계에 맞춰 운영·관리지침을 마련하고, 민·관으로 구성된 운영·관리협의회가 관리를 맡게 된다.


이달 현재 국가숲길로 지정된 곳은 ▲속리산둘레산길 ▲지리산둘레산길 ▲대관령숲길 ▲백두대간트레일 ▲DMZ 펀치볼둘레길 ▲내포문화숲길 ▲울진금강소나무숲길 ▲대전둘레산길 ▲한라산둘레길 등 9개소다.


산림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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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5개 구간 기준>


주요 경유지 : 임곡리 마을회관~장안안내소~상판안내센터~하판교~대원리 마을회관~금단산 정상


코스 길이 : 63.49㎞


소요 시간 : 24시간 50분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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