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최근 3년 사이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중국산 부품 비중을 대폭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 미국 등 해외 부품업체가 화웨이와 거래를 끊자 그 자리를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13일 주요 외신은 "전자기기 분해 조사업체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즈와 함께 지난 8월 출시한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한 결과 중국산 부품 비중이 47%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출시된 '메이트 40 프로'의 중국산 부품 비중은 29%로, 3년 만에 중국산 부품 비중이 1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어 한국산 부품 가격 비율은 36%로 5%포인트 상승했고, 미국산은 3%에서 2%로, 일본산은 19%에서 1로 각각 감소했다.
화웨이는 기존 자사 스마트폰에 주로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해왔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에는 중국 BOE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OLED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부품 중 단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시냅틱스의 터치패널 부품도 중국산으로 대체했다.
이는 미국이 2019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명단)에 올리자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이듬해 9월 패널 공급을 중단한 것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미국의 지원을 받은 기술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외신은 "분해 조사 결과 메이트 60 프로의 주요 반도체가 화웨이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SMIC가 제조한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프로세서의 경우 2020년에는 화웨이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생산했지만, 올해는 중국 중신궈지(SMIC)가 생산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SMIC가 28㎚(나노미터, 1㎚=1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생산에 쓰겠다며 제재를 우회해 수입한 장비로 7나노 반도체를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침체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사업이 첨단 반도체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중국 국내에서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중국 스마트폰의 출하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이 13%로 전년 동기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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