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상은행 美자회사 랜섬웨어 피해…"채권거래 차질"

전날 美 국채 입찰 부진에도 영향
뉴욕 증시까지 흔들려

중국의 국가 보유 상업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의 미국 자회사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채권 거래 등에 차질이 생겼다. 최근 미 국채 발행 입찰 수요 부진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중국공상은행 자회사인 ICBC 파이낸셜서비스는 홈페이지에 공지를 통해 지난 8일 랜섬웨어 공격으로 일부 전산시스템에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ICBC 파이낸셜서비스는 공상은행 지분 100%인 자회사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각국 기관투자자 고객의 증권 거래 주문 및 결제를 대행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ICBC 파이낸셜서비스는 "사태를 발견한 즉시 공격받은 시스템을 즉각 격리 후 조사 중이며 전문가 지원을 받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ICBC 파이낸셜서비스 사업과 이메일 시스템은 공상은행그룹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공상은행 본사와 다른 중국 및 해외 관계사, 공상은행 뉴욕지점 모두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사이버공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미 국채 거래 주문과 9일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의 결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산시스템이 막힌 ICBC 파이낸셜서비스가 결제 불이행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결제정보가 담긴 USB 이동식 저장장치를 들고 뉴욕 맨해튼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와 연계된 사이버 범죄조직으로 알려진 '록비트'는 자신들이 이번 랜섬웨어 공격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이들은 과거 보잉과 영국 금융사를 상대로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이버공격 사태가 미국 채권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미 재무부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저조하게 나타난 것도 이번 랜섬웨어 공격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9일 오전 30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시행했으나, 수요가 평소보다 부진하게 나타난 바 있다. 미 국채 발행금리는 입찰 이전 금리보다 0.051%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고, 응찰률은 202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여파로 같은 날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뉴욕증시도 약세로 전환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랜섬웨어 공격이 알려진 이후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거래를 조정하면서 채권시장 전반에 혼란이 일어나고 거래 유동성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BTIG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마켓워치에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이버공격이 국채 입찰에 극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결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거래를 망설이는 데 9일 바로 그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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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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