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3세대 성공 핵심은 脫중국"…뷰티업계 하이브 꿈꾼다

이소형 크레이버 대표 인터뷰
화장품 유통社에서 뷰티 애그리게이터로 전환
1~3분기 역대 최대 매출 경신

이소형 크레이버 대표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소형 크레이버 대표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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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목받는 'K-뷰티' 3세대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탈중국입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크레이버 본사에서 만난 이소형 대표는 "2010년대 주목받았던 1~2세대 화장품 브랜드가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 사라진 이유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7년 초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국산화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기존 화장품업체가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베트남·일본·북미·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얻는 이른바 3세대 K-뷰티 브랜드들은 또 다른 전성기 맞고 있다는 것이다.

크레이버는 2014년 설립한 비투링크에서 지난해 7월 사명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화장품 업체다. 화장품 유통업으로 시작해 2016년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를 인수하며 급성장했다. 이 대표는 크레이버를 '뷰티 애그리게이터'라고 소개한다.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는 성장 잠재력이 큰 브랜드를 인수해 통합 운영·관리하면서 전체 규모를 빠르게 확장시키는 사업모델이다.


크레이버가 애그리게이터로 사업 방향을 튼 것은 중국에서의 아픈 경험 때문이다. 과거 크레이버는 중국에서 사업할 때 10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를 취급하는 유통 플랫폼이었다. 총판과 마케팅을 대행하는 업무를 주로 했다. 매출의 60%가 중국에서 나왔다. 2018년 매출은 675억원으로 창업 첫해와 비교해 80배 성장할 정도로 사업이 잘됐다. 하지만 2019년부터 업황이 국제정세에 크게 휘둘려 쓴맛을 경험했다. 2021년엔 9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 톱플레이어를 찍을 정도로 열심히 뛰었음에도 시장이 매크로 변수로 크게 한번 휘둘리니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더라"면서 "브랜드 숫자를 좁히고 매크로에 휘둘리지 않는 우리만의 사업을 하기 위해 사업 방식을 뜯어고쳤다"고 말했다.


크레이버 산하 브랜드 '이데넬'.

크레이버 산하 브랜드 '이데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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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있는 근시안적 사업이 아닌 외부요인에도 자생력을 갖춘 비즈니스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스킨1004를 적자일 때 인수해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시킨 성공사례에서 착안해 강소 뷰티 브랜드를 글로벌로 육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출시한 고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 '이데넬'이다. 이데넬은 크레이버가 2020년 인수한 SR바이오텍의 최신 기술 '알텀'을 탑재했다. 알텀은 화장품 흡수율을 60배 높여주는 신소재다. 피부진피층까지 유효 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크레이버는 스킨1004와 이데넬을 포함해 5개의 스킨케어·색조 브랜드를 보유중이다.

현재 크레이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약 15%까지 낮아졌다. 미국·인도네시아·일본·유럽 등에서 각각 10~20%의 매출이 고르게 나온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2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했다. 올해 크레이버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6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늘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562억원)까지 뛰어넘었다. 이 대표는 "올해엔 일본·유럽·남지지역에서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면서 "매출 다변화로 과거처럼 매크로 변수에도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크레이버는 온라인 뷰티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우마'(UMMA)도 운영중이다. 2020년 론칭한 우마는 전세계 190개 국가 약 1만8700명 이상의 바이어가 회원이다. K-뷰티 주요 수요 국가들을 비롯해 가나·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과 코소보·폴란드 등 유럽 지역까지 폭넓은 B2B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마에 있는 많은 바이어들이 어떻게 거래 활동을 하는지 보면 글로벌 트렌드가 보인다"면서 "이런 시장 흐름과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전략을 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크레이버를 화장품업계의 '하이브'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레이블사처럼 트렌디하고 매력적인 K-뷰티 브랜드들을 저희 안에 담을 계획"이라며 "4세대 K-뷰티 아이돌을 키워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형 크레이버 대표.

이소형 크레이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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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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