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 상승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투자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자기 계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8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2023 자테크 및 인생(성공)관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기 계발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98.8%)가 최근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요즘은 물가가 오르지 않는 분야가 없고(95.0%), 생활비 지출에 부담을 많이 느끼거나(82.3%), 앞으로의 생활비가 부족할까 염려된다(77.9%)는 인식도 높았다.
반면, 자신이 또래의 다른 사람에 비해 스펙이 좀 더 좋은 편이라고 여기는 비율은 낮았다(19.1%). 직장에서도 자신이 요구하는 연봉 수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낮게 평가되었고(17.1%), 지금은 돈을 최대한 아껴서 모아두어야 하는 시기라는 데에는 높은 공감을 내비쳤다(78.0%).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됨에 따라 투자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8명(83.1%)이 요즘은 경제 상황이 너무 불안하다 보니 투자 시장도 불안한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요즘엔 어떤 투자 방식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힘든 것 같다는 응답이 80.1%에 달했다.
이에 정기예금·적금 등, 작년과 비교했을 때 안정성이 높은 재테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정기예금·적금이 2022년에는 각각 63.3%, 27.9%였던 것에 반해 2023년에는 67.9%, 32.9%로 늘어났다.
특히 '나'에게 하는 투자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재테크 방식(62.4%)이라는 인식이 높게 평가되는 만큼, 미래를 위해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
자기 계발 투자의 수익률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9.2%) ▲30대(7.2%) ▲40대(5.2%) ▲50대(3.2%)였고, 성공 가능성은 ▲20대(14.4%) ▲30대(7.2%) ▲40대(6.8%) ▲50대(8.4%) 순이었다.
자기 계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자신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가 한국 사회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84.5%)는 데에 높은 공감을 내비쳤고, 자기 계발 욕구가 높아지는 것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82.1%였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2.5%)은 자기 계발에 대한 관심을 밝히고 있었는데, 이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자신에 대한 투자와 가치를 높이는 데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 및 '비용' 투자 의향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90.4%) ▲30대(90.0%) ▲40대(91.2%) ▲50대(88.4)로, 미래 불안 등으로 인한 자기 계발 니즈는 전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 가능했다.
경험하고 싶은 자기 계발 유형으로는 ▲운동 등 건강관리(50.1%) ▲투자 공부 등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되는 자기 계발(49.7%) ▲흥미 있는 분야의 취미 생활(45.9%) 등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8.0%가 자신의 가치를 높여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을 가장 좋은 재테크 방식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최근 자신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자테크'(자기 자신 재테크)가 일종의 투자 방식으로 여겨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테크 증가 이유를 살펴보면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것이 가장 수익률이 높아서(49.5%) ▲고용 불안도가 높은 사회이기 때문에(48.4%) ▲향후 가장 확실한 투자 대상이 나 자신이어서(66.1%) ▲나에게 하는 투자는 성공 가능성이 제일 높아서(62.4%) 였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2.5%)은 향후 자테크 열풍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응답도 72.4%에 달한 결과를 보였다.
단, 자기 계발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지만 할 수 있고(79.9%), 경제적 수준에 따라 어떤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86.2%)는 인식이 높게 평가된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는 경제적 수준에 따라 자기 계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자기 계발이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사회에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게 하거나 자칫 상대적 박탈감까지 경험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엠브레인 측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자기 계발의 유형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는 빈부 차이를 더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미래를 대비하면서도 스스로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자기 계발' 보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줄 아는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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