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실질 임금이 18개월 연속 감소세로 나타나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선두에서 경제계를 설득하겠다"고 나섰다. 물가 상승에도 실질임금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직접 총대를 멘 것이다. 지지율 하락으로 총리 연임 위기에 놓인 기시다 총리가 민생경제 회복으로 돌파구 모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경기 부양책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일본 후생노동성은 7일 '9월 근로통계조사'를 통해 종업원 5인 이상 업체 근로자의 1인당 평균 현금 급여액이 27만9304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2.4% 줄어들면서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임금도 따라 올라야 하는데, 임금 상승세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본 가계는 점점 팍팍한 살림을 꾸려가게 됐다는 뜻이다.
고물가에 따른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자 기시다 총리는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내가 앞장서서 경제계에 임금 인상을 설득할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지원급을 지급하고 소득세와 주민세를 감면하는 감세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늘 이날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의 토쿠라 마사카즈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임금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다시 디플레이션으로 회귀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협조를 촉구했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내년 4월 춘계 노사협상을 앞두고 노사정 회의를 이달 내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정권의 핵심 과제로 경기부양을 내세운 기시다 내각에 저조한 임금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다. 임금이 물가가 오르는 속도만큼 올라야 가계의 소비력이 늘어 내수 경기가 진작된다. 일본 경제는 30년간 임금 상승률이 제자리를 맴돌아 좀처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같은 이유로 지난 2일 17조엔(약 152조원)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예산안에는 가계의 소비력을 늘리기 위한 감세 정책과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을 촉진을 위한 예산이 책정됐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도 민생경제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달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마이니치 기준 25%로 집계됐다. 개각이 출범한 2021년 10월 이래 최저치다. 집권당인 자민당 지지율은 23%에 그쳤다. 일본 정계에서는 내각 지지율과 여당 합산 지지율이 50%를 밑돌 경우 정권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국정 쇄신 차원에서 지난 9월 개각에 나섰음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면서, 기시다 총리에게는 경기 부양책이 지지율 반등을 위한 마지막 카드가 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내년 9월에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만료된다"며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통해 재선을 위한 길을 다지는 것보다 서둘러 (경제)정책으로 성과를 보려는 전략을 구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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