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독감보험 보장금액을 100만원까지 올리는 등 과열 경쟁이 나타나자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2일 14개 손보사 임직원을 불러들여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보장한도 증액 경쟁 자제를 당부했다. 전날에는 일부 손보사 임원들을 불러들여 과열경쟁 유발 특약을 자제하라고 주문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또다시 경고를 보낸 것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독감에 과다한 보험금을 내걸면서 과열 경쟁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화손해보험 은 독감에 걸려 치료받을 경우 최대 1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판매했다. 일부 설계사들은 조만간 독감 보험 가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절판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입소문에 하루에 수천명씩 가입할 정도였다. 이에 다른 손보사들도 보장금액을 줄줄이 올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졌다.
독감보험은 종합보험이나 건강보험에 특약 형식으로 가입하는 상품으로 독감 확진 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으면 실제 치료비와 무관하게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보험금을 노린 불필요한 치료도 늘면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 결국 선량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당수 손보사들이 실제 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보장금액을 늘리거나 '응급'이 아닌 '비응급'까지 보장하는 등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라며 "이용자의 초과이익 발생으로 모럴해저드 및 실손의료보험료와 국민건강보험료 상승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금감원의 자제 요청에 한화손보는 보장금액을 10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다. 한시적으로 보장금액을 50만원으로 높인 삼성화재 도 이달부터 다시 20만원으로 보장금액을 되돌렸다.
금감원은 일부 손보사는 상품개발 및 보장금액 증액 과정에서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범수 금감원 상품심사판매국장은 "이와 같은 손보사의 상품개발 및 영업방식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후적 비용 증가에 따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손보사 스스로 보다 더 강한 책임감을 갖고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상품개발 관행을 자제하길 바란다"라며 "향후 손보업계의 과도한 보장한도증액과 관련하여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손보사의 내부통제 운영실태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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