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한우 농가와 방역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지만, 전남 무안군의원들이 외유성으로 오해받을 만한 해외 출장길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무안군은 지난달 29일 럼피스킨병이 첫 발생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군민을 위한 의정을 펼쳐야 할 의원들이 1600만원 군민 혈세로 해외 여행길에 올라 군민을 내팽개쳤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2일 군의회에 따르면 군의원과 의회 직원 6명이 베트남 나트랑으로 출국했다. 군의원들은 김경현 의장과 임동현 부의장·임현수·박쌍배·정은경(비례) 의원 5명이다.
군의원들은 무안군에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살처분에 나서는 등 추가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하고 있는 비상 상황에 지난달 31일 오후 8시 무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그들은 무안국제공항과 나트랑 깜란국제공항 취항을 기념하고 베트남 달랏시와의 우호교류 기반 마련과 농업현안 정책대안 모색을 위한 무안군의회 의원 및 공무원 공무국외 출장을 지난달 31일 3박 5일 일정으로 럼동성·달랏시을 방문하고 오는 4일 입국한다.
해외 출장이 자칫 외유성 해외여행으로 변질하는 경우가 왕왕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해외 출장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안군은 한우 농가가 지역 산업 동력의 전부를 차지한다 해도 무방한 산업구조 특성상 럼피스킨병 발생이 몰고 올 피해가 충분히 예상돼 비난의 세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안군은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소 134마리를 살처분하고 확진 축산농장 반경 10㎞ 내 615개 축산농가에서 키우는 소 2만 3000마리에 대해 육안검사를 실시했다.
특히 무안에 이어 지난 1일 신안군에서도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군은 지난달 29일 읍면별로 긴급 백신을 공급하고, 관내 1227 농가의 소 4만 3352두에 대해 예방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축협, 공수의, 읍면 산업팀장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비상 상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무안의 한 한우농가는 “소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나라가 비상에 걸려 대비하고 있는 마당에 지역의 일꾼인 의원들이 군민들은 나 몰라라 하고 해외 출장을 떠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유권자인 군민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저런 작태를 보일 수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무안군청 직원은 “참으로 너무합니다. 한우 농가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잠 못 이루고 있는데 외유가 말이 되냐”며 혀를 찼다.
무안군의회 관계자는 “10㎞ 반경 육안검사를 했지만 아무런 이상 반응이 없다는걸 확인하고 출국을 결정했다”며 “지난 9월 여행사와 계약해 취소할 경우 20%만 돌려 받을 수 있어 의원들께서도 무거운 마음으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무안=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오환주 기자 just84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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