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동결자산 우크라 활용' EU에 맞불…"EU 자산 압류"

볼로딘 러 하원의장 "우리 자산 훔치는 짓" 비난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러시아 동결 자산 관련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활용 검토에 대해 '자국 내 EU 회원국 자산 압류' 카드로 맞불을 놨다.

유로뉴스는 30일(현지시간)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텔레그램에서 EU의 러시아 동결 자산 활용 검토 소식에 대해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를 군사화하기 위해 동결된 우리나라 자산을 훔치는 짓"이라고 비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볼로딘 의장은 "비우호국에 속한 압류 자산이 유럽에서 동결된 우리 자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EU 정상들은 지난 26∼27일 회의를 갖고 역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도중 기자회견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당시 EU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EU 내 러시아 동결 자산 가치가 총 2110억 유로(약 302조원)에 달한다며 "이제 다음 단계는 (동결 자산의) 실제 활용방안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EU 등 서방 각국은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해외 은행에 예치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보유고를 포함해 러시아의 주요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소재한 국제 예탁결제기관 유로클리어에 묶여있는 EU 내 러시아 동결 자산만 약 1800억 유로(약 258조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