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958년 창립 이후 최고의 해를 맞았다. 회사는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경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올해 LG전자가 양(매출액)과 질(영업이익) 두 측면 모두 사상 최고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 4분기 실적 관련 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매출액 23조1067억원, 영업이익 8837억원이다. 올해 1~3분기 실적과 더해보면 연간 추정치는 매출액 84조2304억원, 영업이익 4조1197억원이다. 이 경우 2022년 기록한 연간 최대 매출액(83조4673억원)과 2021년 기록한 연간 최대 영업이익(4조580억원)을 모두 뛰어넘게 된다. 말하자면 2023년 연간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2관왕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21년과 2022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택근무, 학습이 늘고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이들도 증가하면서 LG전자 주력인 가전과 IT 기기 수요가 늘어났던 때다. LG전자는 이같은 수요에 대응하면서 가전(H&A본부) 사업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당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엔 전장( VS본부)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내는 등 내실을 다졌다.
올해는 코로나19 효과가 사라진 데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시장 악재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시장을 달굴 사업 전략을 구체화했다. 경영 중심을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서 기업 간 거래(B2B)로 옮겼다. 쉽게 말해 다른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승부를 본 것이다. 동시에 지난해 10월부터는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인 '워룸 태스크'를 운영, 사업 체질 개선과 수익성 향상 방안에 집중했다.
그 결과 기존에 잘해오던 가전에 이어 전장을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워냈다. H&A본부는 3분기에 주요 제품의 볼륨존(가장 많은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을 늘리면서 냉난방 공조, 빌트인 등 B2B 사업을 확대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약 2배 많은 504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냉난방 공조 사업의 경우 최근 탈탄소 및 전기화 사업 추세와 맞물려 먹거리가 더 늘고 있는 상황이다.
B2B 사업 중심인 VS본부 역시 3분기에 수주가 늘고 수익성을 높인 결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349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LG전자는 VS본부 연말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봤다. 또 내년에는 VS본부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머지않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 사업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가 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가 지나면 성수기가 온다"며 "연말은 LG전자 비중 확대 시기"라고 짚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어려운 환경에서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0%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VS부문 이익 기여도는 14%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는 특정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 그치지 않고 공급 제품 인접 영역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여러 솔루션을 더하는 고부가 사업으로 B2B를 확장, 성장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B2B 매출액을 40조원 넘게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내놨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7월 기자 간담회서 "B2B에 투자금 대부분을 쏟을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 충전과 전장, 로봇 등에 상당액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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