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마주한 진우스님 "마냥 슬퍼하면 영혼도 슬퍼"

이태원 참사 1주기 앞두고 유족 5명과 면담
특별법 통과 위해 종단 차원 협력 약속

"시시비비는 가리되 영가(靈駕·영혼)를 위해서는 마냥 슬퍼하면 안 돼요."


26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5명을 마주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말이다. 만남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이뤄졌다. 진우스님은 "'너의 행복과 즐거움을 빨리 찾아서 인연을 맺어라'라고 축원해 주는 게 영가를 위해서도 좋고, 보내는 가족의 마음도 위안이 됩니다"라고 당부했다.

26일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을 비롯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을 찾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6일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을 비롯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을 찾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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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두고 진우스님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기도 미안할 정도"라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유족의 괴로움에 공감했다. 이어 "태어나는 때가 있으면 죽는 때가 있고, 해가 뜨는 시간이 있으면 지는 시간이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조금 빠른 때가 있고, 또 조금 느린 때가 있다"며 "또 다른 삶의 윤회가 계속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조금 힘드시더라고 그렇게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이 요구하는 진상 규명과 관련해 "시시비비는 그것대로 하라"면서도 "마음을 넓고 편안하게 가지시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 통과를 위해 종단 차원에서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불교, 개신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 등 국내 7대 종단이 참여하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을 맡고 있다. 참사 1주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동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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