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끌어내린 구글 알파벳...클라우드 실망감에 9%대 급락

구글 알파벳의 주가가 하루 새 9%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 1600억달러 상당이 증발됐다. 기대 이상의 3분기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딩 컴퓨팅 부문에서 부진 우려가 확인된 탓이다. 동종 기술기업인 애플, 아마존 등도 일제히 주저앉으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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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의 주가는 전장 대비 9.51% 하락한 주당 125.61달러에 마감했다. 일일 낙폭 기준으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0년3월 이후 가장 크다. 하루 새 시총 역시 1660억달러 이상이 날아간 것으로 추산된다. 마켓인사이더는 이 경우 시총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역대 최대 규모는 2022년10월26일로 1375억달러가 증발됐었다.


이날 알파벳의 주가 급락은 향후 회사의 실적 전망을 좌지우지할 클라우드 부문에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확인된 여파다. 전날 장 마감 후 공개된 알파벳의 3분기 매출, 순이익은 월가의 전망을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부문은 바로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84억1000만달러에 그쳐 2021년1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월가 컨센서스(86억2000만달러)를 밑도는 것은 물론, 전기 성장폭(28%)보다도 둔화한 것이다.

루드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최적화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비용절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추가적인 설명은 붙이지 않으며 오히려 주가 폭락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웨드부시의 스코트 드비트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사업부문의 불확실성이 주가 급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알파벳의 실적은 같은날 동시에 공개된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과 대조를 이루며 향후 성장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MS의 경우 애저(Azure)의 매출액이 1년 전보다 29% 급증하는 등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UBS는 "구글 클라우드의 실망스러운 결과는 예상을 웃도는 MS 애저와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 키뱅크는 "구글 클라우드가 MS 애저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맥스 윌렌스 애널리스트는 "구글 알파벳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구글 알파벳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1%안팎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같은 날 애플은 1.35%, 테슬라는 1.89%, 아마존은 5.58% 밀리며 기술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주도 4~5% 낙폭을 보였다. 메타플랫폼도 실적 공개를 앞두고 정규장을 4.17% 하락 마감했다. 반면 MS는 3%이상 올라 주요 빅테크 중 나홀로 웃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알파벳을 비롯한 빅테크 약세에 국채금리 상승세까지 맞물리면서 전장 대비 2.43% 하락 마감했다. 지난 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월 이후 처음으로 4200선 아래로 무너졌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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