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오름세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경기동향 판단지표 등으로 사용된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4월(-0.1%)과 5월(-0.4%), 6월(-0.2%) 연달아 하락한 뒤 7월 0.3%로 4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지난 8월에는 1년 4개월 만에 최대폭(0.9%)으로 오른 바 있다.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1.3% 상승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1.5%)이 내렸으나 축산물(3.5%)이 올라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쇠고기(12.4%), 돼지고기(6.0%)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 8월 청탁금지법 선물 가액이 상향 조정되면서 추석 수요가 증가한 점과 9월 개학에 따른 단체 급식 재개로 쇠고기·돼지고기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공산품은 제1차 금속제품(-0.2%) 등이 내렸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6.6%)과 화학제품(1.5%)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조치 연장 결정 등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한 게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 서비스는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4%), 운송서비스(-0.3%) 등이 내려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하계 누진 구간 완화 기간 종료로 주택용전력(14.6%)이 올라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주택용전력은 지난해 9월(17.7%) 이후 1년 만에 최대 상승 폭으로 올랐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원재료(3.7%)와 중간재(0.7%), 최종재(0.3%) 모두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서비스(-0.1%)가 내렸지만, 공산품(1.2%)과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0.8%), 농림수산품(0.1%) 등이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물가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더 커져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유 팀장은 "전쟁 발발 직후 유가가 오르다가 최근에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아직은 전월과 비슷한 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상승하고 있는 10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195원, 경유를 2189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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