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월요일인 23일(현지시간) 주요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구글 알파벳,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의 실적 발표,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등이 예정돼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87포인트(0.58%) 내린 3만2936.4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12포인트(0.17%) 떨어진 4217.04를 기록했다. 반면 주요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52포인트(0.27%) 상승한 1만3018.33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기술, 통신, 임의소비재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에너지주의 낙폭은 1.6%대에 달했다. 석유공룡 셰브런은 경쟁사 헤스를 주당 171달러, 총 53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장 대비 3%이상 하락했다.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는 JP모건이 비중 확대로 투자의견을 상향하며 3%이상 올랐다. 애플은 주요 협력사인 폭스콘이 중국에서 세금, 토지이용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는 글로벌 타임스 보도가 나온 가운데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둔 알파벳, MS는 강보합을 나타냈다. 스포티파이도 실적 공개에 앞서 3%대 올랐다. 지난주 급락한 엔비디아는 4%가까이 올라 반등했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발표되는 주요 빅테크 실적, 경제지표들을 대기하며 국채 금리 움직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상황 등을 주시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증시 개장전 5%를 돌파했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 4.85%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30년물 금리는 5.00%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0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은 증시를 짓누르는 우려 요인이다. 이날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하락 출발한 뉴욕증시는 이후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플러스 전환했다가 다시 혼조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토니 드와이어 수석시장전략가는 "더 높은 금리로 인해 이미 약화되고 있는 경제상황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주에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눈길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플랫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표 빅테크들의 성적표에 쏠린다. 올 상반기 뉴욕증시를 견인한 이들 빅테크의 실적이 최근 국채 금리 급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가라앉은 투심에도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자칫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 가이던스가 제시될 경우 오히려 주가에는 한층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지난주 어닝 미스를 기록한 테슬라의 주가가 투자자들의 실망감 속에 급락세를 보였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약 40%가 이번주 실적을 공개한다. 빅테크 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코카콜라, 보잉, IBM, 머크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BoA 전략가는 "3분기 실적시즌은 지금까지 이전 분기를 능가하고 있으나, 향후 가이던스 측면에서는 뒤처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날 공개된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9월 전미활동지수는 0.02로 플러스 전환했다. 이는 장기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주시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 고령 여성 인질을 2명 추가 석방하고 가자지구로 구호품 반입이 이어지면서 중동발 긴장은 상대적으로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추가 인질 석방 등을 위해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만류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임시 휴전 가능성과 관련해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워싱턴DC 강연 개회사,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도 공개된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견조한 소비에 힘입어 연율 4%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2%대 초반이었던 미국의 1~2분기 성장률 대비로도 큰 폭의 반등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3분기 GDP 전망치는 4.3%로 추산됐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연말까지 증시가 한층 불안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윌슨이 제시한 연말 S&P500지수는 3900선으로 지난주 금요일인 20일 종가보다 7% 낮은 수준이다. 바이탈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이날 투자자 메모를 통해 금리 인상, 지정학적 긴장, 미 연방정부의 기능장애와 세수 등을 최근 증시가 지속적인 압박을 받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 텍사스 사산 원유(WTI)가격은 전날보다 2.59달러(2.94%) 내린 배럴당 85.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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