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펫푸드 플랫폼 ‘샐러드펫’과 완전 사료 브랜드 ‘트러스티푸드’를 운영하는 펫푸드테크 스타트업 ‘림피드’의 대표 김희수라고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장래 희망이 수의사였는데요, 워낙에 강아지를 좋아했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면 늘 SBS ‘동물농장’을 보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매년 생일마다 강아지를 분양해 달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꼭 하시는 말씀이 “네가 수의대에 가면 입양 해주겠다” “그러니 공부를 열심히 해라” 항상 이런 미끼를 던지곤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재수 끝에 수의대에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 결국 어머니께서 약속을 지키지 않으셨고 아직까지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은 상태인데요, 수의학을 배우고 반려동물을 대하는 수의사가 돼 보니 한 강아지 내지는 한 고양이를 책임진다는 것이 굉장히 무거운 일이고 정말 시간과 돈, 열정이 많이 소요되는, 굉장히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되는 일이더라고요. 제가 아직 그런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아서 현재는 수의사로서 반려동물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사료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임상을 하시는 모든 수의사 선생님들이 공감하시겠지만 반려동물 보호자께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사료에 관한 질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사료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내는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역사가 짧다 보니 미국과 유럽과 비교해 사료 영양이 가지는 제도적인 한계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미국의 AAFCO(미국사료관리협회) 라든지 유럽의 FEDIAF(유럽 반려동물 산업 연방) 같은 경우 영양이라는 것은 수의사 전문의 분야에 들어가게 됩니다. 국내는 아직 그런 부분이 제도화되지 않은 상태고 더군다나 축산동물 사료와 같은 관리법 아래에서 관리 되다 보니까 ‘국내에서 나온 사료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정의하는 40~50여 가지의 세부 영양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는 게 제가 수의사로서 본 시장의 문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국내 반려동물들이 그러한 기준을 충족한 사료를 먹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사료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샐러드펫은 저희가 처음으로 출시한 프로덕트로 사료를 먹는 경험을 데이터화했습니다. 일단 저희는 국내에 유통되는 사료를 모두 분석해서 그 사료가 어떤 원재료로 이루어져 있고, 그 원재료가 반려동물의 몸 안에서 어떻게 흡수가 되고, 그 흡수된 영양소가 어떠한 질병하고 연관이 되는지 복잡계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가장 먼저 진행했습니다. 그 복잡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서 앱이라는 매체를 통해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편하게 사료의 영양을 분석하고 기호성이라든지 알레르기 같은 것들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어떤 것을 잘 먹을지, 어떤 사료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지 예측하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샐러드펫 앱입니다.
저희는 현재 어떤 아이가 ABC 사료를 잘 먹고 DEF 사료를 잘 먹지 않았다면 이 아이가 잘 먹었던 ABC 사료의 공통적인 원료, 성분의 특징과 잘 먹지 않았던 DEF 사료의 공통적인 원료나 성분의 특징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아이는 어떠한 사료의 단백질원을 좋아하는지, 어떠한 알갱이 사이즈를 좋아하는지 등을 추천해주고 예측해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보호자들이 입력하는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저희가 직접 개발한 DTC 기호성 검사 키트를 사용해 조금 더 정량적으로 정확한 기호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방법으로는 ‘왓챠’ 같은 경우가 내가 어떤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어떤 영화를 재미없게 봤는지 초반에 입력하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우리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해 주잖아요. 그러한 것의 사료 버전이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가장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영양, 건강 같은 수의학 관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반려동물이 영양 기준을 충족하는, 수의학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사료를 먹을 수 있을까에 매우 많은 집중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보호자들과 이야기하면 할수록 느끼는 게 보호자들이 고민하는 부분, 직접적으로 사료를 고르고 먹이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는 기호성이더라고요. 아무리 영양이 우수한 사료일지라도 우리 아이가 안 먹어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게 제가 많은 보호자를 만나고 사료 산업에서 종사할수록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현재 저희는 영양이라는 부분은 결국 제도 내지는 산업, 그리고 그 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맞춰야 하는 부분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보호자들 사이에서 기호성과 알레르기에 대한 부분이 사료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제가 사료업계에 종사하면서 학습하고 있는 재미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사료의 트렌드가 글로벌 트렌드에 비해서 한 5년 정도는 뒤처져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부분을 저희가 가장 빠르게 학술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빠르게 캐치를 해서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서 사료를 선택할 수 있게 직접 사료를 개발하자' '그래서 진짜 보호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게 하자'라는 포인트에서 저희가 직접 사료를 개발하고 출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보게 되면 아무리 큰 사료 제조업체들도 이 44가지의 미네랄과 비타민을 모두 취급하고 포뮬러를 맞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도 이러한 부분은 아웃소싱을 해주고 있는데요, 저희가 트러스티푸드 자체 브랜드를 개발할 때 이러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맞출 수 있는 국내 제조업체가 단 한 군데도 없어서 자체적으로 글로벌 비타민, 미네랄 원료사들과 계약을 하고 구리에 프리믹스 공장을 작게 만들어서 저희 브랜드를 위한 프리믹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리미엄 화식 브랜드 3곳과 자문과 원료 계약을 맺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국내 펫푸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료 제조업체들이 의지만 있다면 이렇게 프리믹스 컨설팅을 받고 공급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저희가 세팅해서 B2B 사업 쪽으로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그것을 기점으로 글로벌로도 저희의 차별점인 데이터, 키트, 플랫폼을 통해서 펫푸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화학적인 인공향미제라는 것을 넣지 않고 천연적인 향미제, 효소성의 향미제를 넣기 때문에 사람한테도 그렇게 역한 향이라든지 맛은 아니어서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고 저희도 꼭 한 번씩은 먹어보는 과정을 거칩니다.
일단 펫푸드 산업 같은 경우는 국내 기업 중에 경쟁사를 찾는다든지 레퍼런스를 잡는다든지 할 수 있는 산업군은 아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펫푸드 산업의 역사가 워낙 짧기도 하고 시장 자체도 국내 브랜드가 아니라 해외 브랜드가 주요하게 점유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래서 뭔가를 따라 하고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그러한 팀원들보다는 ‘정말 새롭게 이 시장을 만들어보겠다’ 그리고 ‘정말 반려동물이 건강할 수 있는 사료 문화를 만들겠다’라는 의지가 있는 팀원들을 주요하게 모시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가 이제 늦게까지 일을 하고 나서 공동 창업자들하고 팀원들하고 늦게까지 같이 일하고 또 심야 영화 보고, 심야 영화 보고 나오면서 밤공기에 산책하면서 팀원들하고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게 제가 가지고 있는 취미생활인 것 같습니다. 2시간 가량의 영화 시간 동안은 완전하게 현실에서 분리가 돼서 영화 스토리에 집중하면서 조금 힐링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잠깐 현실에서 벗어나고 그 이후에 또 밤공기 맡으면서 팀원들하고 산책하는, 그러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글로벌 시장을 보면 펫 푸드가 아니라 펫 시장 전체를 봤을 때 마즈나 네슬레나 이런 펫 푸드를 중심으로 했었던 기업들이 스케일업을 하면서 원격 진료라든지 동물병원의 MSO(병원경영지원회사)라든지 펫 보험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확장을 하고, 그 산업 자체가 콘솔리데이션(통합) 현상으로 이미 넘어가는 단계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국내 펫 산업을 보면 버티컬 커머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버티컬 커머스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초반에는 어마어마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러한 사업 형태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우리나라도 결국에는 펫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는 펫 푸드 시장을 중심으로 지금은 굉장히 파편화되어 있는 펫 시장이지만 그 파편화된 시장이 하나하나 펫 푸드 시장 중심으로 콘솔리데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결국에는 주요한 플레이어 2~3개 정도가 남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펫푸드를 다루고 있는 스타트업으로서 그 중심이 되는 그러한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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