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국산 기술로 2024년 무선 양자암호통신 데이터 송수신 거리를 약 10㎞까지 늘린다. 대기층을 넘어 저궤도 위성과도 안전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 올 옵틱 네트워크 태스크포스(TF) 상무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 거리가 10㎞까지 늘어나면 인공위성에서 암호키를 전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 컴퓨터로는 3300년 걸리던 암호를 1초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양자암호통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암호 체계를 무력화해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 반면, 양자암호통신으로 정보를 보내면 암호키를 가진 사람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중간에 유출된다면 상태가 변화해 바로 해킹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파 방해를 무기로 사용하는 양상이 나타나며 양자암호통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무선통신은 방해 전파를 쏠 경우 통신이 두절되고, 드론 같은 무기 제어가 불가능하다. 또 도심항공교통(UAM) 등 이동 수단이 상용화된다면 전파를 테러에 악용할 수도 있다. KT가 개발 중인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네트워크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무인기와 군 정찰위성 등 이동체에 적용해 군의 첨단 전략화를 도울 수 있다. 광케이블 연결이 어려운 해양과 도서, 산악지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KT는 2018년 양자암호통신 연구개발(R&D)을 시작해 무선 양자키 분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가평 청평호를 가로지르는 2㎞ 구간에서 암호키를 전송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이 상무는 "실험 장소에 제약이 있었다. 계산상으로는 4㎞까지도 전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송 거리가 늘어날수록 바람 등의 대기 영향이 증가하고, 송수신 장치 정밀도가 떨어진다. KT는 송수신 장치를 수동에서 반자동으로 초정밀 지향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내년에는 전송 구간을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지상에서 대기층까지의 거리로, 위성과 지상 간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위해 도달해야 하는 지점이다. 10㎞ 이상 상공은 진공 상태여서 데이터 손실이 없다. 최종 목표는 20㎞까지 반경을 넓혀 군사 작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T는 이를 위해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기술을 개발에 나선다. 이 상무는 "우방국 간에도 도청 등이 일반화됐다. 외산 장비는 백도어를 넣는 경우가 많아 보안 우려가 있다"며 "또 국산화하면 장애 시에도 빠르게 수리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한 양자 키 분배 장치 핵심 기술을 우리넷, 코위버 등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등 양자암호통신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UAM, 무인비행기(UAV), 드론 등 도심형 이동체는 물론 항공기, 위성과 같은 고고도 장거리 이동체의 보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하늘과 땅을 망라한 촘촘한 양자암호 보안 체계로 통신 인프라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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