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면, 물리 버튼으로 이뤄진 폴더폰과 피처폰(스마트폰 기능이 없는 휴대폰)이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아이템으로 뜨고 있다. 그동안 폴더폰과 피처폰은 높은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효도폰'으로 불렸지만, 최근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피처폰을 쓰는 대표적인 인물은 배우 한소희다. 지난 8월 배우 한소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사용 중인 피처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출처=한소희 인스타그램]
원본보기 아이콘피처폰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레트로 열풍이다. 젊은 층은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오래된 것들을 낯설고 신선하게 느끼며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폰의 고화질 사진 대신 피처폰의 저화질 사진을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또 최근 유튜브 등에서는 옛날 피처폰을 언박싱하거나 '폰꾸(휴대전화 꾸미기)' 하는 영상도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유튜버들은 '요즘 인싸들이 쓰는 피처폰' '요즘 폴더폰이 다시 유행하는 이유' 등의 제목을 달아 피처폰을 소개하고 있다.
MZ 세대가 피처폰으로 회귀하는 이유에는 작은 크기와 '힙'한 디자인도 한몫한다. 휴대전화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최신 스마트폰들의 화면 크기가 6인치를 훌쩍 넘기는 것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 대표적인 폴더폰인 갤럭시 폴더 2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3.8인치다. 접었을 때 양면 모두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액세서리를 달아 휴대전화를 꾸미기도 좋다. 게다가 중고가도 10만원 안팎의 저렴한 편이다. 단말기 할부금과 요금제를 합쳐도 월 1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가심비'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큰 장점이다.
이 가운데 최근 연예인들이 피처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 피처폰을 쓰는 대표적인 인물은 배우 한소희다. 지난 8월 배우 한소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사용 중인 피처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면을 접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물리 자판과 화면이 나눠진 핸드폰이었다. 한소희는 "앱이 다 구동되긴 하는데 느려서 핸드폰을 잘 안 보게 된다. 그래서 좋다"고 했다.
대표적인 폴더폰인 갤럭시 폴더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3.8인치다.접었을 때 양면 모두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액세서리를 달아 휴대전화를 꾸미기도 좋다. [사진=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이와 더불어 온라인 활동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 세대가 피처폰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디지털 디톡스'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의 폐해가 늘어나자 아예 원천적으로 SNS 접속이 불가능한 핸드폰을 찾는 젊은 층이 늘었다.
지난 3월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스마트폰 피로감으로 인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피처폰의 수요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호세 브리오네스 피처폰 전문가는 "피처폰 사용이 Z세대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며, "Z세대는 화면에 지쳤고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 또한 지난 1월 Z세대들의 관심이 일회용 카메라와 로우 라이즈 진 이후 밀레니엄 세대에게 인기를 얻은 1990년대 중반의 플립형 전화기로 옮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중고 거래 앱 번개 장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폴더폰과 피처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77% 늘었다. 7월 거래량도 1년 전과 비교해 폴더폰은 32%, 피처폰은 97% 증가했다.
피처폰에 대한 높은 관심은 비단 국내에서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Z세대 사이에서도 피처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비영리 학술 매체 '더컨베이션' 또한 피처폰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로 ▲과거에 대한 향수 ▲디지털 디톡스 ▲개인정보보호 등을 꼽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