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9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발발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증대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 올라 배럴당 86달러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니라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이란이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충돌 확대 우려가 커졌다.
국제유가 영향은 확전 여부가 관건이다. 다른 중동 산유국들이 분쟁에 개입하거나 원유생산 시설 및 수송로가 침해될 경우 유가 급등의 소지가 있다는 게 국금센터의 설명이다.
국금센터는 "과거 이스라엘 국민 피해시 보복 성향, 헤즈볼라 등 시아파 무장 단체들의 개입 확대, 배후국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공격 등이 이어질 경우 충돌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전쟁 양상도 확대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사울 카보닉은 "만약 이번 분쟁에 하마스 공격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이란까지 개입한다면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최대 3%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과거 이스라엘과 아랍의 충돌 사례를 보면 대부분 단기간에 종료됐으며, 국제유가에 미친 영향은 1·2차 오일쇼크를 제외하면 단기 급등 이후 안정되는 등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경우 이례적인 측면이 많아 전개 방향이 유동적인 상황이다. 국금센터는 이번 사태에 대해 ▲대규모 포격과 국경 침투 등 이례적인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 ▲이스라엘의 전쟁 선포 등 강도 높은 보복 천명이 있었다는 점 ▲여타국 시아파 무장정파(헤즈볼라, 후디)의 가세 ▲중동 지역 화해 모드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에 따라 앞으로의 향방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국금센터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글로벌 원유수급이 타이트하고,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중동발 공급충격이 가세하면 최근의 국제유가 강세 기조가 더욱 강화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