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이 한 해 평균 스무 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 공무원은 105명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16명, 2019년 20명, 2020년 24명, 2021년 24명, 지난해 21명이다.
자살의 원인(중복)으로는 정신건강 악화가 44명(26.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 문제 32명(19.3%), 직장 문제 30명(18.1%), 경제문제 26명(15.7%), 기타 14명(8.4%), 신체 질병 13명(7.8%), 남녀 문제 7명(4.2%) 등 순이었다.
정 의원은 “연간 경찰관 수십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각종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직무 수행 중 제기되는 소송 등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찰 공무원의 절반 가까이는 사건 처리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한국능률협회의 경찰 내부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만686명 중 절반에 가까운 8968명(43.4%)이 “사건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다. 2018년 치안정책연구소의 경찰 내부망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고통을 겪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2만1229명 중 7973명(37.6%)이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직원의 경우 갈등을 중재해야 하고 현장에서 폭언·폭행에 항상 노출돼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다”며 “변사 사건을 처음 접하는 경찰관들도 종종 트라우마가 남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나 자살 예방 교육 등의 프로그램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실이 제출받은 ‘경찰공무원 마음건강증진 프로그램 이용자 정신과 연계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경찰 공무원은 매해 200명가량에 불과했다.
약 5년간 이용자도 총 1228명 정도로, 올해 7월 기준으로 국내의 경찰관이 13만1000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정 의원은 “경찰청장은 올해 경찰복지 실태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자살 예방책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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