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호스텔에 묵고 있던 배낭여행객 2명이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하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방을 빠져나오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사고로 투숙객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각) 오전 9시경 호주 시드니의 매드 몽키 호스텔 한 객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했다. 사고 당시 프랑스 배낭여행객 2명이 방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호스텔 복도 CCTV 영상에는 배터리가 터지면서 방이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 폭발사고로 70여 명의 투숙객들이 호스텔을 빠져나와 뉴사우스웨일스의 포츠 포인트 거리로 대피했다. 폭발 당시 불길은 복도까지 번지기도 했다. 소방트럭 6대와 20여 명의 소방관이 사고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한 투숙객은 현지 매체에 “여권, 휴대전화와 노트북만 들고 정신없이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소방구조대(FRNSW)는 프랑스 배낭여행객 중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 다친 사람은 없었다며 “투숙객 전원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소방관의 현장진입과 진화가 빨리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여행객 중 1명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소방구조대는 호스텔 방 안에서 충전 중이던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에서는 올해 배터리 관련 화재가 149건 발생했는데 이 중 22%는 전기자전거 배터리 관련 사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자전거 부품인 리튬 배터리는 충전 중이나 사용 중에 과열되거나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화재는 주로 배터리 충전 시에 일어나고 내부 회선 단선이나 외부 습기, 물에 접촉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배터리는 배터리에 불이 나면 온도가 1000도 이상 치솟고 불이 잘 꺼지지 않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위험하다고 알려졌다. 또 유독가스(toxic gas)도 발생해 지하에서 불이 나면 연기와 열이 잘 배출되지 않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화재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19일에도 서울 구로구에서 전기자전거 배터리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소방 차량 45대와 인력 153명이 출동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시민 2명(1명 화상)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3명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았다.
지난 6월에는 경기도 군포시 한 상가 건물에서 전기자전거 충전 중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소방서 추산 4200만원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25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충전 중 인버터에 부하가 걸려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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