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논의 대상인지를 두고 중국·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 국가 간에 의견 대립이 일면서 또 결론이 나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 본부에서 개최된 제45차 런던협약·제18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해 문제 제기가 이뤄졌으나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방사성 폐기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 세션에서 당사국들은 일본 오염수 방류에 관해 50분에 걸쳐서 각자 입장을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모니터링 과정 등을 설명하자 중국 측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며 "정말 안전하다면 바다에 버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일본을 비판했다. 이어 중국 대표는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논의 대상인 해상투기에 해당하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대표도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위반이라고 본다"며 일본에 "방류량과 성분에 관해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린피스 측도 "과학계에서 심각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 포럼에서 일본 원전 오염수 논의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대표는 터널을 통한 방류는 런던협약·의정서에서 규정하는 해상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은 "첫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의해 과학적, 기술적 측면이 검토되고,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방류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대한민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견해를 계속 표명해왔다"며 "모든 당사국이 런던의정서 2조와 3조1항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와 방류를 해양 환경 보호 기준에서 요구하는 대로 안전하게 할 것을 요청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은 일본을 향해 IMO에 계속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일본과 IAEA의 판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대표는 "IAEA 평가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데이터와 정보에 기초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하며 일본을 강력히 옹호했다. 미국 측은 "모든 국가와 대중이 과학에 기반한 정보에 의존하고 거짓된 이야기를 펼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일본 정부 계획에 따르면 바다에 방류되는 오염수의 방사능 수준은 세계 다른 지역 해안가 시설에서 배출되는 물의 방사능 수준 이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도 IAEA와 일본을 신뢰한다고 밝혔고 이탈리아도 런던협약·런던의정서에서 후쿠시마 문제를 검토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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