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로 꼽히며 서학개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주가가 하루 만에 두 자릿수 급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생산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실적 기대감이 커졌지만, 2조원에 달하는 전환사채 발행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뉴욕증시에서 5일(현지시간) 리비안의 주가는 전장 대비 22.88% 떨어진 주당 18.2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리비안의 주가는 18달러 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전날 리비안이 미 증권 당국에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밝힌 영향이 컸다. 전환사채는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인데, 통상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발행한다.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에 따라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를 희석할 수 있어, 전환사채 발행은 통상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3월에도 리비안은 13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에 나섰고 주가는 출렁였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전기차 수요 둔화,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여력 약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리비안의 현금·등가물 보유액은 올해 2분기 말 102억달러에서 3분기 말 기준 91억달러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리비안은 올해 3분기 매출 추정치가 12억9000만~13억3000만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NBC는 리비안의 1년 전보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확연히 둔화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리비안이 지난 2일 예상을 웃돈 분기 생산량을 발표하면서 커진 주가에 대한 기대감은 전환사채 발행 계획으로 인해 무너지게 됐다. 리비안은 올해 3분기 전기차 생산량 1만6300대, 배송량 1만556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수치다. 여기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생산량이 4만대에 달한다고 밝혀, 올해 생산 목표치인 5만2000대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월가에서는 리비안에 대한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달 초 에버코어ISI는 리비안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35달러로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분기 리비안의 차량 인도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목표주가를 24달러로 상향했다. 에버코어ISI 외에도 매수 13곳, 보류 7곳, 매도 1곳 등이 확인된다. 이들 기관의 평균 목표주가는 28.57달러다.
리비안은 테슬라를 쫓는 이들 전기차 스타트업 중 선두주자로 꼽힌다. 전기 픽업트럭 R1T, SUV 모델 R1S를 생산하고 있다. 리비안의 최대 주주이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에 공급할 배송용 전기 밴도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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