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5년 만에 영화제작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회사인 일렉트로맨 문화산업전문회사는 지난달 22일 사원총회를 열고 청산 절차를 밟았다. 2018년 7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도로 설립된 이 회사는 그동안 가전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렉트로맨'을 주인공으로 한 한국형 히어로 영화 제작을 준비해 왔다.
이 회사를 설립한 2018년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는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고객과 공감하는 강력한 무기"라며 "세상에 없는 일류기업이 돼야 하고,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로 그것이 가능하리라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시에는 신세계그룹이 미키마우스 등 유명 캐릭터로 세계적 기업이 된 디즈니를 모델로 삼았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향후 제작비 300억 원 규모의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5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회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문을 닫게 됐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별도 법인으로서의 존속 의미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청산을 결정했다"며 "캐릭터를 활용한 경쟁력 강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화 사업은 정리되지만, 일렉트로마트 사업 부문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일렉트로맨 외에도 '제이릴라'와 '원둥이'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과 닮은 외모에 정 부회장의 영문 성 이니셜 J가 들어가 '정용진 캐릭터'로 불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코오롱FnC와 협업한 '제이릴라×더카트골프' 제품 16종이 좋은 반응을 얻자, 지난 2월에는 제이릴라 골프웨어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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