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4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부진한 민간 고용지표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5% 이상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17포인트(0.39%) 오른 3만3129.5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4.30포인트(0.81%) 높은 4263.7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6.54포인트(1.35%) 상승한 1만3236.0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에너지, 유틸리티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관련주의 낙폭은 3%를 웃돌았다. 반면 임의소비재, 기술, 통신, 소재, 부동산 관련주는 1%이상 뛰었다. 테슬라는 전장 대비 6%가까이 올랐다. 애플은 키뱅크의 투자의견 하향에도 강보합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도 일제히 1%대 상승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와 독감 간 콤보 백신의 임상 중간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에 1%이상 올랐다. 대표 에너지주인 데본에너지와 마라선오일은 각각 5%대 밀렸다.
투자자들은 최근 급등세를 이어온 국채 금리 움직임과 함께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를 주시했다. ADP에 따르면 미국의 9월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8만9000개 증가해 예상치(15만개)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8월 증가폭(18만개)보다도 확연히 둔화된 수준이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들어 일자리 감소세가 크게 나타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결과는 예상을 웃돈 전날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와 대조적이다.
ADP 고용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전날 4.8%를 돌파했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05%선, 30년물 금리는 4.86%선으로 밀렸다. 최근 급등세를 보여온 국채 금리가 주춤하면서 이날 주가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분석가는 "한 방향으로 큰 모멘텀이 있을 때마다 약간의 유예를 받는 날이 있다"고 이날 시장을 평가했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는 "시장은 금리에 끌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국채 금리 급등세를 둘러싼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는 X(옛 트위터)를 통해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차가 몇달전 108bp에서 35bp까지 좁혀졌다"면서 채권 시장의 경기침체 신호라고 경고했다. 통상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를 웃도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경기침체 리트머스지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으로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주가 하락, 강달러를 동반한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 미국과 글로벌 경제가 크게 둔화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 붕괴 리스크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눈길은 오는 6일 발표되는 9월 고용보고서에 쏠린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세 이하의 저성장과 함께 노동시장 과열이 식어야한다고 보고 있다. 고용 지표가 예상을 웃도는 강한 수준을 이어갈 경우 Fed를 둘러싼 긴축 경계감은 한층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9월 비농업 고용자수가 16만3000명으로 전월 대비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8월에 3.7%로 2022년2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실업률의 향방도 관건으로 꼽힌다. 다음날에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공개된다.
이날 공개된 ISM 서비스업 PMI 지수는 53.6으로 전월보다 하락했다. 다만 기준치인 50을 상회하며 확장세는 이어갔다. S&P글로벌 서비스업 PMI도 50.1로 확장세를 지속했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6.7선으로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0선을 찍고 18.5선까지 떨어졌다.
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01달러(5.61%) 하락한 배럴당 84.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8월31일 이후 최저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여파로 분석된다. 미국 휘발유 재고 증가 소식 역시 유가를 밀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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