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부검해야" "아빠들 나서면 끝장"…폭언·갑질 초등 학부모 단톡방 폐쇄

익명 대화방서 욕설·폭언·갑질 일삼아
언론 보도 후 비판 쏟아지자 폐쇄 결정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익명의 단체대화방에서 교사들에게 갑질과 폭언을 해온 사실이 알려진 지 반나절 만에 대화방이 폐쇄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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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교육언론 창은 "도 넘는 발언과 욕설로 논란이 된 서울 강남의 한 공립초등학교 학부모 익명 단체대화방이 많은 비판을 받으며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대화방의 방장은 "다른 목적을 가진 외부인이 많이 들어와 운영이 어렵다"라며 방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6일 교육언론 창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해당 단체 대화방은 지난 2021년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임시 조립식) 교실' 반대 활동을 벌이던 일부 학부모들에 의해 개설됐다. 이 방에는 최근까지 학교 학부모 등 366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학부모들은 학교장을 향해 "교장 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신 것 같다. 부검해봐야 할 듯", "교장 그릇이 아니다", "미친 여자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교사들에게 압박을 넣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모듈러 교실을 반대하며 "아빠들 나서면 끝장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 중 고위 공무원 없다고 생각하는지"와 같은 대화를 남기기도 했다. 결국 모듈러 사업은 중단됐지만, 민원은 끝나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오늘 아침도 모닝 민원으로 시작했다"라며 이른바 '민원 놀이', '민원 자랑'을 지속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 교원들은 단체 대화방의 감시와 민원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매체를 통해 해당 대화방에 실제 학부모뿐만 아니라 다른 외부인들도 들어와 있다며 "정말 학부모인지 정체를 모르는 분들이 있다", "이분들이 마치 학부모 전체를 대표하는 양 익명성 뒤에 숨어서 학교를 공격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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